비례당 꼼수, 공천 갈등, 막말 파동… 총선 드라마 ‘결정적 장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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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 치러지는 첫 선거인 4·15총선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이라는 꼼수 논란 속에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공천 내홍’을 겪었다. 선거 막판인 지금 민주당은 ‘오만한 집권여당’ 프레임에 싸여 있고, 통합당은 ‘막말 파동’에 휩싸여 있다. 선거 정국을 뒤흔들었던 여야의 결정적 장면 5개를 각각 소개한다.》


①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칼럼 논란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서 민주당을 빼고 찍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범여권 인사들까지 나서 ‘내가 임미리다’며 민주당을 비판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민주당만 빼고’ 해시태그가 줄을 이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18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공식 사과했다.


② 홍익표 ‘TK 봉쇄’ 발언 후폭풍

2월 25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전 수석대변인(사진)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은 가뜩이나 들끓던 ‘코로나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긴급 고위당정청협의회 직후 홍 의원은 “대구경북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브리핑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지역 봉쇄가 아닌 방역 강화”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세진 여론에 결국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두 차례나 “오해”라며 수습했고 홍 의원은 이틀 뒤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났다.


③ ‘조국 공천’ 반발 금태섭 경선 탈락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는 없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국 공천’ 논란이 확산되자 2월 18일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조국 백서’의 필자 김남국 변호사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 거세지는 ‘조국 공천’ 논란에 결국 당 지도부는 김 변호사를 경기 안산 단원을에 전략공천했다. 하지만 금 의원도 결국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④ 민주당도 비례 ‘더불어시민당’ 출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꼼수’라 비판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한 달 남겨두고 자신들도 범여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출범시켰다. 졸속 창당 과정을 주도한 데 이어 현역 의원과 선거자금까지 빌려주고 노골적인 ‘한 몸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총선 공동 출정식.


⑤ 손혜원-정봉주 ‘열린민주당’ 창당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을 창당하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과 ‘친문 적통 경쟁’을 벌여왔다. 최강욱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가 무산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각각 비례후보 2번, 4번을 받았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3월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진짜(친문)가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① ‘비례한국당’ 대신 ‘미래한국당’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은 지난 연말 범여권의 선거법(연동형 비례대표제) 강행처리 직후부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비례한국당’ 창당 작업에 돌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위성정당의 창당 자체는 허용했지만 ‘비례○○○’ 당명 사용은 불허했다. 그러자 비례한국당은 당명을 미래한국당으로 고쳐 신고했고 2월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첫 비례전용 위성정당의 출발을 알렸다.


② 비례대표 독자 공천 ‘한선교의 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대표 자리를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에게 맡겼다. 하지만 한선교 전 대표는 황 대표의 기대와 달리 독자적인 비례대표 공천을 진행했다. 황 대표와 한 전 대표 간 갈등이 폭발했고 이른바 ‘한선교의 난’이 터졌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19일 비례대표 후보자 명부가 당원투표에서 거부되자 대표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는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이 개혁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③ 김형오-황교안 ‘공천 밀당’ 논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초기 중진들의 용퇴와 영남권에 대한 물갈이를 이끌어냈지만 막바지 ‘사천(私薦) 논란’ 등 당 안팎의 반발에 부딪히며 3월 13일 전격 사퇴했다.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나자 황교안 대표는 6개 지역구 공천을 뒤바꾸는 ‘막판 뒤집기’를 감행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물러난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관위 결정을 취소한 것은 (현역 판갈이를 주도한) 나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④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막판 영입

황교안 대표는 1월부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하기 위한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들어갔다. 하지만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영입은 당내 반대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의 갈등으로 한 차례 무산됐다. 결국 황 대표가 3월 26일 서울 종로구 김 전 대표의 자택을 찾아간 끝에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조국 살리기냐 경제 살리기냐’ 등 통합당의 총선 메시지를 주도하고 있다.


⑤ ‘막말’ 김대호-차명진 제명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을 창당하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과 ‘친문 적통 경쟁’을 벌여왔다. 최강욱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민주당 후보로 총선 출마가 무산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각각 비례후보 2번, 4번을 받았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3월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진짜(친문)가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우열 dnsp@donga.com·김지현 기자


#21대 총선#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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