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위기’ 넘긴 北美…29년 만에 마라톤 회의 北, 새해 메시지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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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를 앞두고 노동당 전원회의를 이틀째 진행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공세적 조치들”을 언급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30일 전했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 시간) “미국은 최고 군사강국이자 경제대국”이라며 “도구함에는 도구들이 많다(a lot of tools in our toolkit)”며 북 도발 시 여러 옵션을 꺼낼 가능성을 내비쳤다. ‘크리스마스 위기’를 한 차례 넘긴 북-미가 새해를 앞두고 다시 강 대 강 대결 양상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29년 만에 마라톤 전원회의 여는 김정은

김 위원장은 29일 당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해 언급하면서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해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전한 것. 28일 전원회의에서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투쟁노선과 방략을 제시했다”는 김 위원장이 이틀 연속 무력 강화 방침을 강조한 것이다.

30일은 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8주년이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별도의 관련 기사를 통해 “우리 인민에게 존엄도 행복도 찬란한 미래도 최강의 군력의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번영된 미래가 결국 국방력 강화에 달렸다는 것이다.

북한은 28, 29일 전원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30일 추가 회의를 예고했다. 전원회의가 사흘 이상 열리는 것은 김일성 전 주석이 1990년 1월 5~9일 개최한 이후 29년 만으로 그 자체가 강력한 대미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북한이 대외사업과 군수공업, 무장력에 대해 적극성, 공세성을 언급한 것은 고강도의 대남, 대미 맞대응을 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앞서 28일 전원회의에 (전략무기 개발과 운용을 총괄하는)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 방침이 재확인 됐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4월 김 위원장이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공개 선언한 이후 연내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새해엔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대미 압박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美 국가안보보좌관 “군사 강국으로 다양한 압박 취할 것”

김정은의 이 같은 도발 예고에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미국 ABC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할 경우 대응에 대해 “미국은 행동을 취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그런 접근(도발)을 취한다면 극히 실망할 것이고 우리는 그러한 실망을 보여줄 것(demonstrate)”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사, 경제대국인 미국은 다양한 압박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화도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한국처럼 매우 번영하고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영광스러운 길을 가거나 제재와 고립, 버림받는 국가로 가는 또 다른 길”이라며 “(여전히) 북한에 진짜 기회가 있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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