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두가족’ 다른 모습…제3지대 띄우는 대안정치 vs 숨고르는 당권파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1일 07시 39분


코멘트
서로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던 민주평화당 내 당권파와 반(反)당권파가 최근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중순 반당권파 의원들이 발족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본격적으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선 반면 이들에 대한 결정권을 쥔 지도부 당권파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평화당 내 반당권파 의원들은 이달 말부터 ‘대안정치’ 명칭을 공식적으로 내세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날에는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대안정치 출범을 기념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대안정치에 참여한 평화당 의원들뿐 아니라 ‘제3지대 빅텐트론’을 주장해 온 바른미래당 호남계의 박주선 의원, 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 교수,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등 외부인사들이 참석해 신당의 미래를 공개 논의했다.

29일에는 평화당 고문단을 초청해 내부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당내 갈등을 보고하고 조언을 얻는 자리였으나,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적자’ 자리를 두고 당권파와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동교동계 원로들과의 만남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내달 1일에는 대안정치에 참여한 의원 10명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갖고, 2일에는 김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하의도를 찾아 DJ 서거 10주기를 추모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24~25일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인사들과 함께 추모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대안정치의 출범을 시작으로 갈등이 가시화하자 불참을 선언했다.

이러한 대안정치의 행보는 오는 9월 정기국회 이전에 제3지대 신당 창당의 1단계를 마무리하겠다는 유 원내대표의 시간표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9월 이전에 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적극 자처하며 ‘제3지대 띄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게다가 오는 8월15일은 제3지대 신당 창당의 1차 마지노선으로 주목 받았던 정당보조금 지급일이기도 하다.

대안정치 측이 움직임에 나서면서 당권파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현역 의원 숫자는 반당권파가 우세하지만, 유 원내대표와 양미강 최고위원 등 일부 반당권파 인사에 대한 징계청원이 접수된 상황에서 지도부 수장인 정 대표가 결정권을 쥐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앞선 회의 석상에서 대안정치 결성을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특정 의원을 겨낭한 발언으로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으나, 최근에는 라디오를 비롯한 언론 출연도 자제하며 대안정치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당권파 역시 제3지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다, 당내 분열이 크게 불거질 경우 당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의중은 반당권파 인사들에 대한 징계청원 일정에도 반영되고 있다. 당초 평화당 당기윤리심판원은 이날 열릴 회의에 양 최고위원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서면답변서를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유 원내대표를 상대로 한 징계청원 역시 접수 이후 논의되지 않고 있다.

홍훈희 평화당 당기윤리심판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논의는 차후로 미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양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와 관련한 논의에 대해서는 “법리적 판단과 함께 당에 미칠 정무적 판단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추후 열릴 것으로 알려진 워크숍에 쏠릴 전망이다. 반당권파 측은 최근 정 대표에게 의원총회 차원의 워크숍을 갖고 당내 상황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최근 고문단이 반당권파와의 오찬 자리에서 ‘정 대표까지도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결론을 전달한 만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대안정치 출범기념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란 주제로 열렸다. 2019.7.30/뉴스1 © News1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대안정치 출범기념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 정치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란 주제로 열렸다. 2019.7.30/뉴스1 © News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24/뉴스1 © News1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7.24/뉴스1 © News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