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쏜 날 美핵잠수함 부산 입항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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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신형 탄도미사일 도발]
한국 입항 20개월 만에 처음… 이례적으로 수면위로 모습 노출
“북중러 연쇄도발에 경고” 분석도
김정은, 한국 F-35A 도입 민감 반응

26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 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 SBS 화면 캡처
26일 해군작전사령부 부산 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 SBS 화면 캡처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인 ‘오클라호마시티(SSN Oklahoma City)’가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5일 부산에 입항해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 공개와 미사일 도발, 중-러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 최근 ‘북-중-러 연쇄 도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해군의 전략자산인 핵잠수함이 한국에 입항한 것은 2017년 11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시시피함(SSN-782)이 제주 해군기지를 찾은 이후 20개월 만이다.

26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시티함은 전날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로 입항했다. 잠수함은 훈련이 아닌 군수물자 보급 및 승조원 휴식을 위해 29일까지 부산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급인 오클라호마시티함은 배수량 6500t이며 사거리 2500km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130km의 하푼 대함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오클라호마시티함은 기지 외부에 노출되는 장소에 정박했으며 이례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USS Oklahoma City SSN-723’이라는 함명을 물 밖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평소 정박 위치나 경로 노출을 극히 꺼리는 것과 거리가 있다.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워싱턴은 ‘별것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핵잠수함 노출을 통해 공개적인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들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국에 속속 인계되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25일 탄도미사일 발사로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F-35A는 대공 감시망을 피해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이 핵잠수함을 입항시킨 것은 F-35A 배치를 비난하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미국#핵잠수함#북한#미사일 발사#탄도미사일#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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