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북한땅 밟고, 극적 회동까지…트럼프 깜짝 제안에 새로 쓴 역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30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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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전격적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종전 이후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난 것.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동시에 남북미 정상도 이날 판문점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났다. 6월 마지막 날에 이뤄진 극적인 만남으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섰던 북한 비핵화 협상도 다시 재개될 모멘텀이 마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함께 비무장지대(DMZ)를 찾았다. MDL에서 25m 떨어진 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양국 정상은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곳에서 나와 MDL 앞까지 걸어가 오후 3시 45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걸어나온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이 다시 만난 것은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122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안내로 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선 김 위원장과 함께 다시 남측으로 내려왔다. 오후 3시 51분 두 사람의 회동에 문 대통령이 합류하며 남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됐다. 29일 오전 7시 51분 경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 ‘DMZ 회동’을 전격 제안한지 32시간 여 만의 일이다.

김 위원장은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껏 발전시킨 관계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며 워싱턴에서의 4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했다.

3국 정상은 나란히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DMZ 방문 전 “김 위원장을 짧게 만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만 북-미 정상은 하노이 회담 때보다 긴 53분 간의 단독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자유의 집 내 별도 공간에서 회담 결과를 기다렸다.

3차 북-미 정상은 오후 4시 51분 경 끝이 났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MDL에서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김 위원장이 떠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2~3주 내에 미국과 북한이 실무팀을 구성해서 서로 (비핵화)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주도하에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한 뒤 1박 2일 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났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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