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어진 ‘플랫폼’(지지 기반)은 겨우 복구했고, 확장과 통합으로 가는 새로운 단계를 시작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 체체 100일’을 이같이 표현했다. 2월 27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뒤 6일 취임 100일을 맞는 황 대표에 대해서 당 안팎에선 호평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흩어졌던 보수 지지층의 결집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중도층으로의 확장성과 보수세력의 통합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들 때문에 황 대표는 5일 당 운영 방향 전환의 키워드로 ‘경제와 여성, 청년’을 제시했다. 황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2020경제대전환위원회’를 본격적으로 출범시켜서 민생과 경제를 살릴 대안들을 찾겠다”면서 “여성, 청년 친화 정당으로 바꾸기 위한 과제들도 하나하나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엔 20~40대 당원과 보좌진 등을 상대로 한 토크콘서트 ‘황교안×2040 미래찾기’도 개최했다.
지난 100일 동안 황 대표의 성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벤트는 4·3보궐선거와 ‘민생투쟁 대장정’이었다. 당 대표 취임 한 달여 만에 치러진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보선에서 황 대표는 경남에 상주하며 기대 이상의 정치적 지구력을 보여줬다. 결과는 1-1 무승부였지만 열세 지역 창원성산에서 503표 차이로 석패해 “사실상 이긴 선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장정 역시 전국을 돌면서 “좌파 독재정부” “민생 현장은 지옥”이라는 등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는 강성 발언을 쏟아내 영남권 등 지지층 결집을 이뤄냈다.
하지만 5·18 폄훼 발언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논란, 황 대표 스스로 통합진보당 해산이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한 공안수사 이력 등을 내세운 점 등은 수도권 청년층으로의 확장성엔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 초보’ 행보로 평가받는다. 불교계 반발을 불러일으킨 ‘합장 논란’과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이어지자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상승세가 꺾여 20~30% 안팎에 갇혔다. 황 대표는 이날 막말 논란에 대해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가 없다.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기강잡기에 나섰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막말 당사자의 공천 점수를 감점하고, 공천 부적격자로 하는 공천 룰을 만들고자 한다”고도 했다.
한편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김세연 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황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종로로 출마하는 것이 가장 정공법”이라며 “총선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선 그 정도 결단이 필요하고 대선을 생각해서라도 그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비례대표 출마보다는 이낙연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맞붙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