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끼면 지저분…대화 상대 바꿔라”…北 속내는?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8일 17시 35분


코멘트

북한 외무성의 권정국 미국담당국장, 조중통 기자와 문답
美 협상 방식 고수 및 폼페이오 장관 개인에 대한 불만 표출

북한 외무성 간부가 향후 북·미협상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교체를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미국이 고수하는 협상 방식과 폼페이오 장관 개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의 권정국 미국담당국장은 1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일단 북한이 저항이나 불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며 “방식은 가장 낮은 단계다. 기자와의 문답에서 나온 것이고. 조선중앙통신이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명의도 아니다. 그 정도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준형 교수는 북한 측 발언 배경에 대해선 “3차 북미정상회담이 미국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미국이 유연해졌다기보다는 북한이 한번 굴복해야 한다는 부분”을 미국 정부 관리들이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교수는 “폼페이오를 특정한 것은 ”하노이 때 방해했던 것에 대한 섭섭함, 그리고 (협상에서) 미국이 김영철(노동당 부위원장)을 교체하라고 한 것에 대해 역으로 반격한 것이다“고 봤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지난달 15일 최선희 제1부상이 평양 회견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백악관 보좌관이 하노이 회담에서) 두 수뇌분들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하노의 회담 결렬 원인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엽 교수는 그렇지만 ”(상황의) 심각성은 있겠지만, 하나의 압박이나 위협일 수 있다“며 ”(대상이) 폼페이오(장관)에게 한 것이지 미국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추구하려 한다는 맥락에서 이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간다고 하면서 도발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틀 연속 군사 행보를 보였고, 외교적 차원에선 방러 추진하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고 있는데, 첫 타깃이 폼페이오 장관이다“고 진단했다.

신범철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청문회에서 김정은을 ‘독재자’(tyrant)라고 했는데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을 반박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 전망에 대해선 ”당분간은 대화를 안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상황이 바뀐다면 폼페이오를 또 (협상 상대로)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정국 국장은 ‘올해 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보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미국이 올해 말 전에 계산법을 바꾸고 화답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으로 만사람이 명백히 이해하고 있는 때 폼페오만이 혼자 연말까지 북미 사이 실무협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했다.

권 국장은 또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