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내부서도 “이미선 주식에 국민 분노”… 부정적 여론 靑에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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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이미선 자진사퇴해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주식 투자 논란이 불거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며 조국 대통령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황교안 “이미선 자진사퇴해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1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주식 투자 논란이 불거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며 조국 대통령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과다 주식 보유로 논란이 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없었다”며 임명 강행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3·8 개각’에 이어 또다시 부실검증 논란의 불씨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오늘 국회를 찾아온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났다”며 “부정적인 여론이 있다는 기류를 강 수석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법사위원은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거래량이 너무 많다. 고위공직자 가족이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에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 후보자가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도입, 5·18민주화운동 폄훼 등 주요 이슈들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은 것도 문제 삼는 분위기다. 이 후보자는 난민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내부거래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던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와는 다르다”며 “검증과정에서 주식 거래 관련 의혹을 확인했고 법적인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후보자 사퇴론에 거리를 두고 있다.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해찬 대표가 (이 후보자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며 “‘다소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이어서 도의적으로 매우 지탄받는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여당 내 일각의 우려와 달리 당청 지도부가 임명 강행 기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 후보자가 낙마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이 12일까지인 만큼 일단 이날 오전 법사위를 열어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조-조 라인(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11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와 가족이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과 관련돼 있다”며 “(입맛에 맞는) ‘코드’가 후보자 선정에 결정적이자 유일한 이유라는 확신만 심어줬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 후보자 남편인 판사 출신 오충진 변호사가 지난해 3월 29일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조치로 삼광글라스 주가가 6만 원대에서 4만 원 선으로 폭락하기 직전 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는 등 중요 공시나 공정거래위원회 부당행위 적발 직전 주식을 집중 거래했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후보자 남편인 오 변호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제 연봉은 세전 5.3억 원으로 15년간 소득을 합치면 (현재) 보유주식 가치보다 훨씬 많다. 부동산 투자보다 주식거래가 건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짧은 생각이 후보자에게 폐를 끼친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후보자는 스마트폰에 있는 어플(앱)도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며 “아내는 (헌법재판관에) 임명된다면 보유 주식 전부를 매각하고 퇴임 후 영리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주식 매각은 임명 전이라도 신속하게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목 tree624@donga.com·박성진·홍정수 기자
#과다 주식 보유#이미선 후보자#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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