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초과이익은 구조적으로 소수에게 몰릴 수밖에 없다. AI가 만든 부를 누가 어떻게 나눌 것인지 정교하게 설계하는 나라가 세계의 AI 규범을 쓰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성과급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정남 KAIST AI미래학과·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석좌교수가 24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SBS Biz 주최로 열린 ‘재편(SHIFT): 자본의 이동과 자산의 대응’ 포럼에서 “AI로 인한 부의 분배 논의는 피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분배 문제가 투자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5월 12일 코스피 장중 급락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블룸버그는 이 폭락의 배경으로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SNS에 올린 글을 지목했다. AI 산업 호황으로 발생할 ‘역대급 초과 세수’를 ‘AI 국민배당금’ 형태로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제안이 시장 불안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시장과 분배는 충돌하는 두 힘이 아니라 잘 설계하면 함께 실현할 수 있는 가치”라고 전제하며 시장을 흔들지 않는 분배를 위한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현금 직접 지급보다 의료·교육·금융 등 기초 서비스 시스템에 AI를 내재화해 모든 시민이 보편적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득 보전은 최소 기준을 설정해 일하고 배우려는 의욕을 저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일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라며 한국이 ‘AI 기본사회’라는 이름으로 이 빈칸을 먼저 채운다면 세계 AI 규범을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럼의 두번째 연사인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AI 분야에 기업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을 “25년 만에 찾아온 민간 투자 사이클”이라고 규정하며 “민간 영역에서 이처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사례가 드물다 보니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순환 강세장 사이클은 1년, 하드웨어 사이클은 6년, 인프라 사이클은 평균 9년 지속되는 패턴이 있고 이번 사이클은 인프라 사이클에 해당한다”며 이번 사이클이 지난해 9월에 시작된 만큼 지금과 같은 투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AI를 포함해 장기적 관점에서 피지컬 AI 관련 밸류체인인 현대차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은 AI 확산이 산업 구조와 투자 질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과 투자자가 갖춰야 할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서면 축사와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AI강국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연원호 현대자동차그룹 GPO(글로벌정책실) 박사,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 등이 단상에 올라 산업자본의 흐름과 대응 방향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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