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라고 다 반듯할 필요가 있을까. 좀 껄렁껄렁해 보여도 자유분방한 매력이 넘치는 히어로가 찾아왔다.
24일 개봉한 영화 ‘슈퍼걸’은 마블과 더불어 미국 만화계의 양대산맥인 DC코믹스가 기반인,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 DC 유니버스의 두 번째 영화다. 슈퍼걸 실사 영화로는 1984년 이후 42년 만에 제작됐다.
‘슈퍼걸’은 DC 영화 세계관 리부트를 진두지휘 중인 제임스 건 DC 스튜디오 최고경영자(CEO)가 제작자로 참여했다. 그는 전작 ‘슈퍼맨’(2025년)을 연출했으며,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3부작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영화는 ‘크루엘라’(2021년)를 연출한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슈퍼맨’이 만인에게 희망을 주는 모범생 스타일의 슈퍼맨 칼-엘을 그렸다면, 그의 사촌인 슈퍼걸 카라 조엘(밀리 앨콕)은 술에 빠져 사는 한량이다. 우주 도적 크렘에게 가족을 잃은 루시가 그런 카라를 찾아와 복수를 부탁한다. 카라는 거절하지만 크렘에 의해 소중한 반려견 크립토가 중독돼 목숨이 위험해진다. 카라는 치료제를 얻기 위해 크렘을 쫓고, 그 과정에서 악명 높은 현상금 사냥꾼 로보(제이슨 모모아)가 가세한다.
영화 ‘슈퍼걸’.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슈퍼히어로 영화로서 이 영화가 가진 관전 포인트는 슈퍼걸과 로보가 각자 스타일로 보여주는 초인 액션이다. 카라는 압도적인 힘으로 적을 쓰러뜨리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로보는 바이크를 타면서 쇠사슬 갈고리로 적을 휩쓴다. 둘의 다채로운 액션이 교차하며 영화는 꽤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반면 영화의 서사는 카라의 내적 성장에 집중한다. 사실 카라는 영웅보다 문제아에 가깝다. 멸망한 고향에서 살아남은 트라우마로 계속해서 방황한다. 특히 영화에서 “왜 슈퍼‘우먼’이 아니라 슈퍼‘걸’이냐”는 대화가 오가는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카라는 초능력을 가졌을 뿐 미성숙한 소녀다. 하지만 험난한 여정을 거치며 선한 본성대로 힘을 사용해야 한다는 걸 각성한다. 다만 이런 과정 자체가 다소 진부한 면이 없지 않다.
영화 ‘슈퍼걸’은 딱 기대한 만큼의 액션과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의 결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DC는 ‘슈퍼맨’을 기점으로 리부트 세계관과 캐릭터를 소개하는 과정에 들어선 상황. 이번 작품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러다보니 ‘슈퍼걸’도 뭔가 소개에서 그치는 측면이 강하다. 그나마 슈퍼걸 캐릭터의 삐딱한 매력이 꽤나 돋보이는 게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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