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나는 선 너는 악”…원희룡 지사 잇단 정치적 발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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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1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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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유투브 채널 ‘원더풀 TV’서 정부·여당 비판
사실상 정치 재개 여론…도의원들 “한국당 입당?”

지난 1일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투브 채널 ‘원더풀 TV’에 게시된 ‘“문재인정부, 나는 선 너는 악…국민통합해야”’라는 제목의 동영상 스틸 컷.© 뉴스1
지난 1일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투브 채널 ‘원더풀 TV’에 게시된 ‘“문재인정부, 나는 선 너는 악…국민통합해야”’라는 제목의 동영상 스틸 컷.© 뉴스1
바른미래당 탈당 후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그동안 신중한 정치행보를 보여 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최근 과감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달을 시작으로 자신의 유투브 채널 ‘원더풀 TV’에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속속 게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8일 해당 채널을 개설한 뒤 주로 추석·수능·성탄절·신년 맞이 동영상과 제2공항 건설사업,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조건부 허가, 비자림로 확장공사 등 제주 현안 관련 동영상을 게시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작은 지난달 17일 게시된 ‘“김경수 불구속 탄원서 서명 거절…사법부 부정 안돼”’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었다.

이 동영상에서 원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지사 13명이 법원에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불구속 재판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데 대해 “아전인수격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준말) 정치공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 지사는 지난 1일 ‘“문재인정부, 나는 선 너는 악…국민통합해야”’라는 제목의 동영상도 게시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플랫폼 자유화 공화’ 창립총회에서 자신이 한 인사말을 담은 동영상이었다.

‘플랫폼 자유화 공화’는 자칭 합리적 보수와 중도를 추구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이날 창립총회에는 원 지사를 비롯해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 조해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힘을 모을 수 있는 큰 틀의 정신으로 정진해 대한민국 미래의 물꼬를 틔우는 결정적인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며 “그 길에 저와 제 옆에 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미세먼지가 심각단계다. 안보·정치·경제·사회·철학 모두 그렇다”며 “문재인 정부의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다’라는 독선, 또 비판을 과거 정권 탓으로 돌리는 독조 속에서 대한민국 미세먼지는 더욱더 뿌예지고 있다”고 정부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나무도 아니고 왜 제게 물을 뿌리시나요…힘내세요 조은희 서초구청장님”’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조 구청장은 서울 구청장 25명 중 유일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원 지사는 해당 영상에서 조 구청장을 향해 “저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유일한 무소속”이라며 “비슷한 처지”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상봉 도의회 도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민주당·제주시 노형동 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뉴스1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상봉 도의회 도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민주당·제주시 노형동 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뉴스1

원 지사는 “민주당 단체장이 있는 지역에서 제주로 시위하러 와 제게 물을 뿌리기도 한다. 무소속이라 만만한 게 아닌가 싶다”며 조 구청장을 향해 “서울 시·구청장 모임에서 건배사로 ‘패싱(Passing)’ 당했다고 하던데 구민을 믿고 힘내라”고 격려했다.

이 같은 원 지사의 정치적 발언을 두고 지역 정계에서는 사실상 원 지사가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한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11일 오후 열린 제371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는 원 지사를 상대로 도정에 관한 질문에 나선 민주당 소속 도의회 의원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기도 했다.

이상봉 도의회 도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민주당·제주시 노형동 을)은 “원 지사는 야당 대표가 아니다.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행정가”라며 “(도지사로서의) 자세가 안 됐다”고 질타했다.

김희현 부의장(민주당·제주시 일도2동 을)도 “할 일이 참 많을 텐데 공무시간에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고 비꼬며 “대선주자의 꿈이 있다는 건 물론 알고 있다. 이제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거듭 원 지사를 쏘아 붙였다.

이에 원 지사는 “전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제가 속한 당을 비판했던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책임질 건 책임지고 소신을 밝힐 것”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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