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文대통령, ‘美빅딜론’ 깰 수 있을까?…‘운명의 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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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0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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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끈 다시 잇기 위해 美 ‘빅딜론’ 허물어야
北요구 ‘제재 완화’ 어떤 식으로 美에 얘기할 지도 관심거리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제1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4.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제14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4.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머나먼 방미 길에 오른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별 성과를 내지 못한 북미 대화의 끈을 다시 잇기 위해서다.

하노이 결렬 이후 별다른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북미를 다시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의 심정은 그 어느때보다 절박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1일 오전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난 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접견한다.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낮 12시쯤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한다. 이어 양국 핵심 참모가 배석하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2시간에 걸쳐 갖는다. 한반도 운명을 결정지을 120분 담판이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처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에 내세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기조를 유지한 ‘빅딜론’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 측이 제안한 ‘빅딜론’을 거부한 만큼, 북미대화의 끈을 다시 잇기 위해 문 대통령은 이 ‘빅딜론’의 벽을 넘어서야한다.

북미 간 명실상부한 ‘중재자’ 역할을 부여받은 문 대통령은 동시에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제재 완화’를 어떤 식으로든 다시 회담장 테이블에 올려놔야한다.

문 대통령은 과연 어떤 카드를 내놓을까. 우선 이른바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좋은 거래) 등으로 표현되는 ‘비핵화 절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알파’ 폐기를 포함해 미국을 설득할만한 ‘북한 비핵화 담보물’을 제시하고 대신 ‘부분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낼 ‘단계적 이행’ 방안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 단초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전날인 9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 ‘포괄적 비핵화 합의에 기반한 단계적 보상’ 건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과연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하노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측은 단 한번도 북한의 제재 완화 가능성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CBS방송 ‘디스 모닝’에 출연해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미국의 보수세력들은 대북 제재완화를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설파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정부가 강력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과거 햇볕정책 등 대화와 외교 노력에 집중했을 때도 북한이 핵무기를 만든 전례를 그 이유로 제시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제재와 대화 병행은 국력이 허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미국의 종합적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두 수단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미 대화를 다시 촉진할 수 있는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남북, 혹은 한미간 사전 접촉과 물밑 대화의 결과물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발현돼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다도 나온다.

지난 5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 정상간의 의제 세팅을 논의해 다음주 정상회의에서 아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한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미국 방문을 마친 뒤 이날 인천국제공항 T2 국제선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상대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과 대화가 아주 잘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미국 방문에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이런 어젠다나 이슈에 대해서는 정상들 사이에서 더 심도있게 얘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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