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8일 김연철·박영선 임명 강행할 듯…야당, 임시국회 파국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7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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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8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가까이 지속된 인사청문 정국을 10일 미국 출국 전에 마무리 짓겠다는 것. 하지만 두 후보자의 임명에 야당이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4월 임시국회 등 정국은 급속도로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7일까지 재송부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날까지 여야는 청문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8일 두 후보자는 물론 진영부 행정안전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3·8 개각 대상자 5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준비하고 있다. 세 장관은 이미 임기를 시작했지만,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속 일정 등을 고려하면 임명을 더 늦추기는 어렵다”며 “내각 구성을 마무리 짓고 방미 이후의 한반도 비핵화 국면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9일에는 국무회의가, 10일에는 문 대통령의 미국 워싱턴 출국이 각각 예정돼 있다.

두 후보자가 임명된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임명을 강행한 장관은 1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청와대는 야당이 강하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거취 변화도 없다는 태세다.

청와대의 버티기 방침에 야당은 파상 공세를 이어갔다. 자유한국당은 이날도 박영선 후보자 관련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종배, 정유섭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 부부의 국내 대기업 국제소송 사건 수임 커넥션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의 남편 이원조 변호사가 2013년 DLA파이퍼의 한국지부 대표로 오면서 2018년까지 DLA파이퍼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의 미국 현지 소송 8건을 수임했다”며 “‘재벌 저격수’라고 불린 박 후보자가 기업을 압박하고, 남편이 현대자동차 계열사 등의 사건을 수임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청와대가 두 후보자를 임명할 경우 4월 임시국회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 현안들의 여야 합의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두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청와대가 민생을 외면한 것으로 보고, 4월 국회에 보이콧을 비롯한 최대한의 거부권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최정호, 조동호 전 후보자의 낙마로 비어 있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민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후임 물색 작업도 시작했다. 여권 관계자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제1요건은 다주택자 여부가 될 것”이라며 “교수 출신이 검증에서 계속 문제가 된 만큼 관료 출신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최고야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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