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살짝 밀며 먼저 내린 김여정…‘실세’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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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6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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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간부들 서열 따라 열차 하차…세 사람은 예외
[북미 D-1] 김여정·김창선·조용원 金 밀착수행

26일 베트남 동당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에서 내리자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차례로 모습을 나타냈다.

서열순으로 섰던 당·정·군 핵심 간부들은 살짝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김 위원장 뒤를 따라 내렸다.

그런데 세 사람은 이들을 제치고 먼저 열차에서 내려 눈길을 끌었다. 바로 통역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다.

통역관은 김 위원장이 이미 저만치 앞으로 걸어 나가 베트남 측 인사와 악수를 하려는 걸 보고 황망한 표정으로 헐레벌떡 출입문을 뛰쳐나갔다.

김영철·리수용 부위원장 등 간부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나오려다가 타이밍을 놓친 듯했다.

곧이어 김창선 부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차례로 열차에서 내렸다.

김 위원장의 동선을 미리 확인하는 등 김 위원장이 불편함이 없도록 보좌하기 위해서라면 직위의 높낮음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백두혈통’인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을 팔로 살짝 밀어내며 걸어나왔다.

김 부위원장은 누군가 자신을 미는 느낌이 나자 그쪽을 쳐다봤지만 김 제1부부장임을 확인하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김 제1부부장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위상 자신보다 상급자인 김영철 부위원장을 거리낌 없이 대하는 모습은 그의 실질적인 지위를 짐작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은 주요 행사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뿐 아니라 4·27 북미정상회담,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배석하는 등 중요한 의사결정에도 참여해왔다.

이날도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보다 먼저 열차에서 내려 레드카펫 등 주변을 점검하고 김창선 부장과 함께 열차의 정차 위치를 조정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한 사항을 세심하게 챙겼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인사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자 기다리고 있다가 곧장 받아들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오빠인 김 위원장을 극진히 받들고 있다. 이날 새벽 중국 난닝역에선 김 제1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흡연을 마친 김 위원장의 담배꽁초를 공손히 받아드는 모습이 일본 TBS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편 TBS 영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또 다른 ‘복심’ 조용원 노동당 부부장도 이번 하노이 방문을 수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간부의 인사 문제 등에 관여하는 당 조직지도부 소속인 것으로 파악되는 조 부부장은 김창선 부장,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하는 비서진의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1일 김 위원장 신년사를 방송할 때 김 위원장이 세 사람의 수행을 받으며 입장하는 모습을 보도한 바 있다.

조 부부장은 얼굴과 이름이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2015~2018년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수행 빈도에서 4년 연속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동당역에서 김 제1부부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보좌한 김창선 부장은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16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김 위원장이 머물 숙소와 회담 장소를 탐색하고 미국 측과 실무 협의를 벌이는 등 북미정상회담 의전을 총괄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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