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도심 상공에서 갑자기 계속된 전투기 소리에 놀라신 분들 많으셨죠? 행여나 전쟁이라도 났을까 뉴스 속보를 확인하던 분들도 계셨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안심하세요.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블랙이글스가 시험 비행을 한 날이었거든요.
블랙이글스는 다양한 특수 비행을 통해 조종사들의 조직적인 팀워크와 고도의 비행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특수 비행 팀인데요. 대대장의 지휘 아래 8명의 조종사로 구성돼 있으며 자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B로 연간 50여회에 가까운 특수비행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이번엔 행사 장소인 광화문 광장에서 특수 비행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저도 도심 위에서 저공비행하는 전투기를 찍기 위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N서울타워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이었군요. 시야가 흐려 북한산은 당연하고 경복궁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25일은 서울과 경기 중부권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도심이 뿌옇게 흐린 날이었습니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미 내려가기엔 늦은 시간대라 어쩔 수 없이 기다렸죠. 그러자 미세먼지 위로 생각보다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블랙이글스를 포착했습니다. 망했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며 셔터를 눌렀죠. 광화문에서의 비행 장면은 물론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포기하기엔 이르죠.
고도가 높을 뿐더러 시야가 답답해 마치 UFO처럼 찍을 수 밖에 없었네요.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오후 3시에도 시험 비행이 예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엔 안전하게 광화문 광장에서 찍었습니다. 오후 세시가 되니 동서남북에서 T-50B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사진기자들을 농락하듯 도심 빌딩 사이사이에서 나타나는 전투기를 부지런히 카메라로 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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