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의식했나… 야유 멈춘 한국당 부산 연설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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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文대통령 경협 타령뿐”
오세훈 “일반 국민 멀어지면 안돼”
김진태 “다른 후보에게도 박수를”

‘태극기 부대’의 잇따른 막말로 논란에 휩싸였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전대 레이스 종반으로 접어들며 가까스로 안정을 찾고 있다.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경쟁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을 겨냥하고 나섰다. 그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김진태’를 외치는 소리, 보기 좋고 부럽지만 이 목소리가 커질수록 일반 국민 마음에서 우리 당이 멀어진다. 총선에서 이겨야 효자”라고 김 의원 지지층을 비판했다. 황 전 총리를 겨냥해선 “탄핵 총리가 당 간판이 되면 122석 수도권 선거는 물 건너간다. 부울경 선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 전 총리와 김 의원 지지자들은 오 전 시장의 비판에 야유 대신 박수로 화답했다. 이는 ‘태극기 부대’가 18일 대구 연설회에서 오 전 시장을 “빨갱이”라고 조롱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거친 욕설로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태극기 부대의 응원 방식이 전대 분위기를 해친다는 비판을 의식하고 김 의원이 “다른 후보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 게 영향을 미친 듯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야유 소리는 우리 당에 지극히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강경 발언은 이어졌다. 황 전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민족의 운명이 걸려 있는데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경협 타령만 늘어놓았다.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부산 자갈치 아지매가 40년 장사한 이래 이렇게 (어려운) 적이 없었다고 한다. 최저임금정책, 소득주도성장 끝장내자”고 했다.

부산=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한국당#부산 연설회#태극기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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