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김정은 친서 내용 美와 공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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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신년사 이후 공조 본격화… 정의용-볼턴 전화통화 유력
文대통령-트럼프 통화도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 받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는 주로 남북 간 화합과 협력 의지를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1일 신년사 이후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미국과 공유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정상의 통화도 검토되고 있어 2019년 벽두부터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평가를 마치는 대로 신년 한미 공조를 본격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친서를 받고 1시간 40분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천명해줬다”고 밝혔다. 정부가 김 위원장의 ‘실천 의지’를 미국에 전달하면서 북-미 협상의 물꼬가 뚫릴지 관심을 모은다.

정부 소식통은 친서 공유 방법에 대해 “현재로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간의 통화가 가장 자연스럽고 격에 맞는 공유방식”이라고 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외교라인의 대폭 교체 속에서도 건재한 볼턴 보좌관에게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이 소식통은 “아직까지 신년사 후 (정부 인사의) 방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미국에 특사로 파견돼 백악관 앞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선언했던 것과 같은 장면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새해 첫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통화도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측 신년사 내용이 나오지 않는 만큼 아직은 통화 여부와 시점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 빡빡한 일정이 예정돼 있어 통화 약속을 잡기도 쉽지 않은 데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폐쇄)도 한미 정상 간 통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통화를 통해 보다 실무적인 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새해 첫 한미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선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지에 대한 평가와 철도 추가 조사 등 남북 교류에 관한 제재 면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깜짝 친서’ 이후 신년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의 최대 관심은 경제”라며 “김 위원장이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신년사에서 중요한 힌트를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김 위원장이 정제된 언어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한 차례의 대면 접촉을 하자는 제안을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친서#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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