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 대사(사진)는 1일 북한이 국제사회가 인정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더 취하기 전까진 터키 역시 북한에 문을 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대사관저에서 열린 오찬 겸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단계를 거치기 전까진 제재가 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북한 대사를 겸하고 있는 에르친 대사는 6월 방북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에르친 대사는 “당시 김 위원장이 ‘북한은 (6·25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전한) 터키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하며 북한대사관을 터키에 열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계속되고 있고 핵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경제적 교류가 어렵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2001년 수교한 터키가 한반도 핵 위기가 고조된 2008년 이후로는 쌀과 온실기술을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까지도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6월 방북 당시 중국에서 기차를 타고 평양으로 간 에르친 대사는 “북한의 모습을 둘러보기 위해 기차를 이용했는데 주민들이 매우 나쁜 환경에 살고 있었다”며 “중국 단둥(丹東)시가 프랑스 파리처럼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당국자들이 터키 항공편이 매일 서울에 온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며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당장이라도 평양∼앙카라 편을 개통하겠다고 했다”고 당시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는 터키군이 6·25전쟁에 참전했을 당시 촬영된 흑백사진 40여 장이 벽에 빼곡하게 걸린 오찬장에서 진행됐다. 에르친 대사는 “한국과 터키는 수세기 전 중앙아시아에서 이웃 관계였을 때부터 특별한 유대감을 쌓아왔고, 6·25전쟁으로 ‘피를 나눈 형제’가 됐다”며 “지난해 수교 60주년을 맞은 한국-터키 관계는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르친 대사는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인간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다”며 “터키는 누가 살해 지시를 내렸는지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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