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北인권 다루지 않는건 순진한 접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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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 로스 사무총장, 북한여성 성폭력 실태 보고서 발표
“비핵화와 인권 분리해선 안돼”


방한 중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사진)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만 집중하고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순진한(short sight and naive) 접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여성 성폭력 실태 보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비핵화를 우선해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북한 정부가 이런 이슈들을 다 해결할 수 없다는 듯이 비핵화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비핵화와 인권 문제를 별도로 분리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이 제안한 이슈에 대해서만 협상하는 것은 ‘실수’라고 명백히 말하고 싶다”고 했다.

HRW는 2011년 이후 탈북한 54명과 실제 성폭력을 당했던 피해자들을 인터뷰해 북한 당 지도부나 보안원(경찰) 등 권력층에 의해 자행되는 각종 성폭행·성추행 사례를 소개했다. 로스 사무총장은 “‘고난의 행군’을 거친 1990년대 후반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장마당에 나선 기혼여성들이 특히 성폭력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고 말했다. ‘장마당 단속원이나 보안원들이 장마당 밖에 빈방이나 다른 곳으로 따라오라고 한 뒤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는 증언과 밤마다 탈북자 구금시설 관리들이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와 점찍은 여성에게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전날 상정된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인권은 보편적 가치의 문제로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결의 채택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케네스 로스#문재인 대통령#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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