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개혁·기무사 개혁에 직 걸겠다는 약속 지키고자 한다”

사진=송영무 국방부 장관(동아일보DB)

장관직을 물러나게 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군에 대한 마음 속 깊은 애정을 장관으로서 펼칠 수 있는 시간은 행복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송 장관은 31일 페이스북에 "어느덧 13개월 반이 지났다. 2017년 7월 13일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국방부 장관이 된 후, 저의 시간은 국방개혁만을 생각한 날들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간 동안, 국방개혁을 추진함에 있어 제 진심을 전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라며 "40여 년의 군 생활을 한 저는 그 누구보다 우리 군을 사랑한다. 군복을 입은 후배들이 자랑스럽게 군복을 입기를 바랐다. 길거리를 다닐 때 군복을 입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에게 따뜻한 시선을 듬뿍 받는, 사랑받는 군이 되고 싶었다"라며 "국방개혁은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그리고 군 스스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국방개혁 2.0」은 지금껏 과거의 어느 정부가 했던 국방개혁과는 그 시작부터 전혀 다르다"라며 "우리 군은 「국방개혁 2.0」을 완성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토대로 지휘구조, 부대구조 및 인력구조, 전력구조를 판단하여 나아갈 방향을 마련했다"라고 했다.

또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2019년도 국방예산을 8.2%로 증액했다. 이는 11년만에 최고 폭의 국방예산 증가액이다"라며 "이런 식으로 문재인 정부 5년간 예산이 집행된다면 「국방개혁 2.0」은 완성될 것"이라고 봤다.

송 장관은 "「국방개혁 2.0」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장성 수 조정이다"라며 "전투부대의 장군 직위는 보강하고, 비 전투 분야의 장군 직위는 감축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기무사 개혁을 언급했다. 송 장관은 "과거 군은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군의 정치개입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기무사의 정치개입은 또 한 번 국민에게 배신감을 안겨줬다"라며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국민에게 부여받는 권한은 오직 국민을 위하여 정의롭게 사용해야 한다. 장관의 소임을 마치기 전에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창설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 새롭게 창설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과거 부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부대로서,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하고 헌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어 병영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민주선진국가의 위상에 걸맞은 선진군대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이등병부터 대장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의 임무를 명예롭고 당당하게 수행하는 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병사들은 수용하고 사역시키는 대상이 아니다. 군 복무를 통해서 조직을 알고 국가관을 함양하고 리더십을 배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핸드폰을 사용하고, 평일에 외출을 허용한다고 해서 우리 군의 기강이 해이해지거나 전투력이 약화된다는 인식은 우리 젊은이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군은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행동하는 젊은 장병들로 조직되고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병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제 저는 국방개혁과 기무사 개혁에 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 우리 군에 대한 마음속 깊은 애정을 장관으로서 펼칠 수 있는 시간은 행복했다"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송 장관 후임으로 정경두 현 합참의장을 내정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