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대기업 감시 전면에 선 ‘참여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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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김상조 이어 김기식 발탁… 靑정책실-공정위-금감원 포진
조국-정현백도 문재인 정부 입성
일각 “특정세력 목소리만 부각”


30일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참여연대 출신 고위 공직자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금융감독원 수장까지 참여연대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거시경제 정책은 물론이고 대기업 정책, 금융 정책까지 모두 ‘참여연대 삼각편대’가 주도하게 됐다. 이른바 경제 민주화를 앞세운 대기업 감시 정책도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임명된 김 금감원장은 자신의 사회 경력 대부분을 참여연대에서 쌓았다. 1994년 참여연대 창립발기인을 시작으로 18년간 주요 보직을 돌아가며 맡았다. 소득주도성장을 체계화한 장하성 정책실장은 참여연대에서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역시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거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소액주주 운동, 금융지배구조 개선 등에 앞장서 왔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 분야 외에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010년부터 6년 동안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냈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도 2000년대 초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지내는 등 참여연대 출신의 현 정부 고위직 진출은 활발하다.

참여연대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비주류 발탁’ 인선 코드와 일치한다. 문 대통령은 2016년 6월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다가 동행했던 한 인사로부터 “왜 정치를 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 사회의 주류를 바꾸고 싶다”고 답했다. 주류 교체라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재벌, 정부 비판에 앞장서 온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의 발탁으로 이어졌고, 그 최전선에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정계 입문 이후 김 위원장 등 재야 소장파 학자들과 꾸준히 세미나를 하며 경제·금융 분야 공부를 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경제 분야에서 특정 세력의 목소리만 지나치게 부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교수는 “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장들이 일부 단체 출신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산업 육성 측면이 희생돼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한상준 기자
#문재인 정부#참여연대#경제개혁#대기업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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