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MBN 철수하시라!” 발끈…MBN “문법적 실수, 사과드린다” 정정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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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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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사진=동아일보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자신의 성희롱 의혹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MBN을 상대로 한국당 당사 출입금지는 물론 취재 및 시청 거부라는 강경 대응을 선언한 가운데, MBN이 문제의 기사와 관련해 정정보도문을 내고 사과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N이 내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을 수년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며 “류 전 최고위원을 안 것은 지난 4월 대선 때 ‘적반하장’ 방송에 출연할 때부터인데 어떻게 수년간 성희롱을 했다는 보도를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앞서 MBN은 이날 오전 <류여해도 #Me Too 동참?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홍 대표에게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는 류 전 최고위원의 주장을 보도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성희롱을 한 일도 없고, 34년 공직생활 동안 여성스캔들 한번 없는 나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오늘부터 MBN의 (한국당 당사 내) 부스(자리)를 빼고 당사 출입을 금지하며, 취재 거부, (또) 전 당원들에게 시청 거부를 하도록 독려할 것”이라며 밝혔다.

그러면서 “SNS(소셜미디어)에만 가짜뉴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종편에도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며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오늘부터 한국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신임조직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MBN 취재 카메라를 발견하자 정색을 하며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홍 대표는 MBN 취재진을 향해 “MBN은 오늘부로 당사 출입금지다. 부스를 빼시라. 허위기사나 하는 매체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 다 빼시라. 기자들 철수하시라. 취재에 불응한다. 앞으로 MBN은 당사 출입도 못 한다. 이제 안 되겠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일 MBN에서 당 대표 관련 가짜뉴스가 있었다”며 “이에 한국당은 향후 MBN에 대해 ▲당 출입금지 및 부스제거 ▲당 소속 의원 및 당직자 등 취재거부 ▲해당 언론 시청거부 운동 독려 등의 조치를 한다”고 전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제1야당 대표를 떠나 한 인간에 대한 인격 살인”이라며 “자유한국당은 파렴치하고 악랄한 가짜 뉴스를 보도하는 MBN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팩트에 근거한 공정보도라는 언론의 기본적 책무를 망각하고 악의적으로 허위보도를 일삼고 가짜뉴스를 남발하며 인격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 사회정의 실현과 언론개혁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이례적인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MBN은 이날 해당 기사를 삭제한 뒤 정정보도문을 냈다.

MBN에 따르면, 류 전 최고위원은 “어제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검찰청 내 성폭력 사건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은 사실이나 ‘수년간’ 당해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MBN은 문제가 된 기사 제목의 ‘수년간’ 이라는 표현에 대해 “‘류 전 최고위원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방법으로 홍준표 대표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는 기사 내용을 제목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법적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MBN은 “이로 인해 잠시나마 해당 기사를 읽은 독자는 물론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과 홍준표 대표에게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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