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안부 분수령 ‘숨가쁜 1주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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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번주 외교안보 빅이벤트 이어져
靑 “봄이 하루아침에 올수 있겠나”… 아베 “위안부 합의는 국가간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한일 관계 등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의 분수령이 될 ‘슈퍼 위크’를 맞이한다. 남북 고위급 회담(9일), 신년 기자회견(10일) 등의 일정이 끝나고 나면 자연히 새해 외교·안보 기상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대화인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이다. 남북은 7일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며 협상 실무 준비를 마쳤다. 1차 의제는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문제지만, 자연스럽게 한미 군사훈련과 북핵 문제까지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은 실시간 채널을 통해 대화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미-일-중-러 등 주변국들의 시선도 이미 회담이 진행될 판문점에 쏠려 있다.

10일에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다. 사전 질문지 없이 진행되는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청와대가 가장 신경 쓰는 이슈는 한일 위안부 협상 후속 조치 문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NHK에 출연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고 국제사회가 높게 평가하는 합의다. 한국 측이 약속한 것은 성의를 갖고 실행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메시지에 따라 한일 관계는 물론이고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일 공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대형 이벤트에 대응하는 청와대의 기조는 신중 또 신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한일 관계 등은 하루아침에 봄이 올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문 대통령도 내심 9일 남북 대화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결과를 가늠할 수 없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회담과 별개로 1년 11개월 만에 복원된 남북 대화 연락채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과거사 문제도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기존 협상의 파기, 재협상을 언급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협상이 시작부터 합의문 도출까지 3개월이 넘게 걸린 것처럼 한일 과거사 문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UAE) 2인자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한다.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UAE 방문 의혹도 이번 주를 거치며 정리될지, 아니면 오히려 커질지 판가름 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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