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국회연설 38선 거론에 “‘기적’ 아닌 ‘원한의 선’, 美가 그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9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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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국회에서 38선을 “기적이 멈춘 선”이라고 연설한 것에 대해 “원한의 38선은 미국이 그었다”며 받아쳤다.

노동신문은 9일 5면 톱기사 ‘원한의 38선은 미제의 죄악을 고발한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은 제멋대로 38선에 인위적인 군사분계선을 만들어 넣고 절반 땅을 강점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조선의 분열은 철천지원수 미제가 우리 인민 앞에 저지른 가장 큰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진격했었던 곳, 즉 이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까지 미쳤다. 그리고 기적은 거기에서 멈춘다”면서 북한을 ‘교도소 국가’로 비난했다. 북한은 이런 트럼프의 발언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분단 후 고립되며 낙후된 책임을 미국에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특히 파주로 장보러 갔던 새서방이 돌아오지 못한 사연, 젖먹이를 떼놓고 친정집에 갔던 며느리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것 등 분단의 아픈 사연들을 전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9살 소년이 10년 수감 생활을 시작한 사연, 중국인 아버지를 둔 아이가 ‘불순하다’(혼혈)는 이유로 바구니에 담긴 채 어디론가 끌려간 것을 전하며 ‘감성적 공격’을 했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이외에도 신문은 6면 한 면을 트럼프 비판 기사와 논평으로 채웠다. 톱기사로 여의도, 광화문 등에서 열린 반미(反美) 집회 소식을 현장 사진 9장과 함께 상세히 전했다. 성조기가 불타는 사진도 실렸다. 논평을 통해서는 “트럼프는 즉각 파면시켜야할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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