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째 무력도발 없는 김정은… 北내부 단속 바쁜 탓?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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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10일 노동당 창건일]9월 15일 미사일 발사후 ‘침묵’

북한이 당초 예상과 달리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으면서 25일째 ‘도발 휴지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15일 일본 상공을 넘어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게 마지막 도발이었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생일, 정권 수립일과 더불어 ‘4대 기념일’로 꼽히는 당 창건일을 비교적 차분히 넘어갔다. 노동신문은 1면 사설을 통해 “위대한 (핵·경제) 병진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반미 대결전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강력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의 경제 제재 책동을 짓부수며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협을 완성해나갈 수 있게 하는 위대한 원동력”이라며 김정은의 7일 당 중앙위 제7기 2차 전원회의 보고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말 폭탄도 없었다.


그동안 북한은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0번의 미사일 도발, 그리고 6차 핵실험(9월 3일) 등 총 11차례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한 달에 두 번꼴이었다. 가장 길게 도발을 중단한 기간이 화성-14형 발사(7월 28일)에서 단거리 발사체 3발 발사(8월 26일) 사이인 29일이었다.

당 창건일을 그냥 넘긴 북한이 15일까지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긴 30일 동안 도발을 멈추게 된다. 물론 북한이 18일 시작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겨냥해 얼마든지 도발을 재개할 수는 있다.

어쨌든 예상외로 대외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은 요즘 내부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한두 달 사이 국경 경비를 담당하는 군인의 수를 평소보다 2배 가까이 확충했다. 또 고압전선을 새로 설치하는 등 국경 통제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증원된 군인들이 밤낮으로 국경 단속을 벌인다는 첩보가 입수됐다”며 “경비초소도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삼엄해졌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들어서는 주민들의 지역 내 이동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특히 혼자 다니는 사람의 경우 당국에서 집중적으로 신분증 검사에 나서는 등 통제가 엄격해졌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보통 이렇게 주민들의 이동을 단속할 경우 전화 통화 등 ‘정보 통제’ 역시 강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 도쿄신문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비밀경찰 조직인 국가보위성이 당국에 신고 없이 평양을 일주일 이상 비우는 사람을 구속하겠다고 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평양 시내 음식점 영업시간을 오후 10시로 제한했다고도 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이전부터 북한은 통치 체제가 궁지에 몰리거나 대형 협상을 앞두고선 자력갱생과 주민 통제를 강조한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주민의 의식을 다잡기 위해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인찬 hic@donga.com·신진우 기자
#노동당#창건일#김정은#무력도발#미사일#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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