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알았나… 아베, 트럼프와 北핵실험 3시간전 통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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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核 폭주 6차 핵실험]일각선 미군 전술핵 日배치 거론

조짐을 미리 포착한 걸까.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기 3시간 전인 3일 오전 9시경 전화회담을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당일과 이튿날인 30일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진 전화회담이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함으로써 정책을 변하게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만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낮 12시 반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추정되자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오후 1시 9분경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기상청이 북한 인근을 진원으로 하는 지진파를 감지했다”고 설명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각료회의를 소집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은 오후 1시 56분경 NSC를 끝낸 뒤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단정한다고 밝혔다. 고노 외상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루트를 통해 가장 강한 말로 규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실험은) 북한에 대화의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놓고 각국과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위해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날 기자들에게 “지진 규모로 추산할 때 폭발 규모는 약 70kt(킬로톤)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핵실험으로 인한 진동이 규모 6.1로 추정된다며 “과거 핵실험의 최대 규모인 5.3보다 적어도 10배 정도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5시경 두 번째 NSC를 열기도 했다.

한반도 안보 불안 분위기 속에서 일본 내에서는 군사력 확장 방안을 찾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국 내에서, 또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도쿄국제대 교수는 “일본도 자체 핵무장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시기”라며 “논의 자체를 터부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 자체가 대북 억지력을 높이는 데 연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논의 대상은 핵무장 여부뿐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할 미사일 등 여러 가지이고, 주일 미군기지에 전술핵을 배치받는 것도 선택지의 하나”라며 “더 이상 북의 핵 미사일 개발을 방치할 수는 없다. 핵무장론은 물론이고 대북 거래를 전제로 한 교섭 등 여러 방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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