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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공무원 재도전” 문재인 정부 한달새 취준생 12%↑

입력 2017-06-15 03:00업데이트 2017-06-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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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통계작성이후 최대수준
5월 취준생 7만9000명 증가… 5월 대폭 늘어난건 이례적
문재인 정부 채용확대에 기대 부풀어

“올해 서른 살. 나이 때문에 경찰공무원시험을 포기했지만 새 정부가 공무원 채용을 늘린다기에 한 번만 더 해보렵니다.”

3년간 공무원시험에 도전했던 박모 씨는 5월 초부터 다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를 찾고 있다. 그는 생계 탓에 공부를 그만두고 1년 전 지방 소재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경찰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는 “공무원 일자리를 늘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하면서 직장이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시험에 뛰어드는 이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 5월 한 달 동안 취업준비생이 12% 증가했다. 공무원 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취업준비생 수는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14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5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비경제활동인구 중 학원, 교육기관, 자택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인구를 따로 분류해 발표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준비생은 20, 30대가 절대 다수”라고 설명했다.

4월 65만6000명에 머물렀던 취업 준비생은 지난달 한 달 만에 7만9000명이 늘어난 7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취업준비생은 대학 졸업과 기업 채용이 끝난 3, 4월에 증가한다. 5월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새 정부의 공무원 채용 확대 방침으로 청년층이 대거 공무원시험 준비에 뛰어든 결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일자리 100일 플랜과 추경안을 통해 올 하반기(7∼12월) 경찰, 소방, 복지, 교육 등 공무원 1만2000명을 채용할 방침을 밝혔다.



5월 15∼29세 청년실업률은 9.3%로, 올해 2월 12.3%로 오른 지 3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청년실업자 수는 지난달 50만5000명에서 8만6000명 줄어든 41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수치상으로는 청년층 취업난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는 취업준비생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업자를 포함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구직활동 중인 학생,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 잠재적 취업 가능자를 반영한 고용보조지표에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22.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빈 과장은 “2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들의 취업 어려움이 심화되는 등 고용의 질적 개선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세종=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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