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낮은 자세로 야당 섬길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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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인사]현충원 참배후 곧장 국회 방문
국민의당 찾아 추경 협조 당부… 바른정당선 ‘책임총리’ 거듭 강조
한국당 “여야정 협의체 불참” 선언

“국회는 제2의 고향이다. 한 달에 한 번은 초선 의원처럼 낮은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겠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취임식 직전 측근에게 한 얘기다. 그 말처럼 이 총리가 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처음 방문한 곳은 국회였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의 메신저’ 역할을 일찌감치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 총리는 먼저 국민의당 지도부와 만났다. 총리실 핵심 관계자는 “총리 인준 투표 통과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담겼다”고 전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이 3당을 만든 건 협치를 잘하라는 명령”이라고 강조하자 이 총리는 “낮은 자세로 야당을 섬기겠다”고 화답했다. 이 총리는 김동철 원내대표에게는 “추경안이 곧 나온다. 그 과정에서 많이 도와 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바른정당 지도부와 만나 “책임총리가 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정병국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감사를 우려하자 “정부가 연속성을 갖는 것을 부정해선 안 된다”며 “(감사가) 사람을 겨냥하는 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지도부와의 회동은 이뤄지지 못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하러 충북 단양으로 떠났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단양으로 떠나기 전 “독선과 독주, 협치 실종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진정성 없는 사진 찍기용 회동에 응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은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제안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 권한대행은 대신 “국회가 주체가 되는 여야정 협의체를 다시 제안한다”고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이 전날 총리 임명동의안 상정을 강행한 것에 대한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으면 매주 월요일 열리는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양당제는 x, y인데 다당제는 방정식도 다원화돼 있지 않느냐”며 “좀 더 두고 보자”고 했다. 비공식적 채널을 가동해서라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야당과 얽힌 복잡한 방정식의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 단양=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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