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와대 한식구 된 ‘통진당 해산’ 창과 방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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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인걸 검사-이광철 변호사, 민정수석실 행정관 나란히 기용
법조계 “문재인 정부의 묘한 탕평인사”
민정비서관엔 백원우 前의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당시 칼과 방패로 맞붙었던 검사와 변호사가 나란히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 동료 행정관으로 일하게 됐다.

25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49·사법연수원 25기) 밑에서 일하게 될 행정관에 공안검사 출신인 이인걸 김앤장 변호사(44·32기)가 인선됐다. 그리고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한 백원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51)의 지시를 받는 행정관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이광철 변호사(46·36기)가 기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헌재의 통진당 해산 심판 당시 이인걸 행정관은 정부를 대리하는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대응 태스크포스(TF)팀에 소속돼 통진당 해산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반면 이광철 행정관은 민변 소속 김선수, 김진 변호사 등과 함께 정부에 맞서 통진당을 대리했다.

또 두 행정관은 2011년 ‘왕재산 간첩단 사건’에서도 검사와 피고인 측 변호인으로 만나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였다. ‘왕재산 사건’은 일부 대학 운동권 출신들이 북한에 포섭돼 지하당 조직을 결성한 뒤 간첩 활동을 하다 적발된 사건이다.

민정수석실 안에 두 행정관이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묘한 탕평 인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인걸 행정관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검사와 대검 연구관으로 재직하며 13년간 검사로 근무하다 지난해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광철 행정관은 민변에서 사무차장과 국가보안법 연구모임 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

백 민정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의 정무비서를 지낸 뒤 노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이후 정계에 진출해 17,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고, 올해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백 비서관 임명 배경에 대해 “여론수렴과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위해 직언이 가능한 정치인 출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광영 neo@donga.com·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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