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파일 두고 치열한 공방 “최순실 지시”vs“기획된 폭로”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2월 21일 08시 54분


코멘트
최순실 씨(61)의 최측근이던 고영태씨(41)와 지인들 사이의 대화 등이 담긴 녹음파일 일부가 20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의 수행비서였던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컴퓨터에서 찾은 2300여개의 파일 가운데 정리한 29개의 일부를 법정에서 틀었다.

공개된 파일중 2015년 4월24일 대화에는 고씨가 최씨의 영향력을 이용해 문화·체육 관련 재단을 만들고 직접 운영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고씨는 “사단법인을 키워나가기 제일 좋은 건 메달리스트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씨가 “(재단 설립이) 스타트가 되면 (기업들로부터) 땡겨오게 해야 한다”고 말하자, 최철 전 문체부 정책보좌관은 “27일 박 대통령이 와서 소장(최씨)을 만날 가능성이 커 미리 얘기 해놔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 해 7월29일 대화에서 고씨는 재단을 만들라는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아 김 전 대표에게 보고서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고씨는 “기업에서 어디 안 준다고 (해도) 조용히 뒤로 (추진) 해야 한다”며 독려한다.

이듬해 1월23일 대화에는 고씨 등이 ‘K스포츠재단 활성화 방안’ 기획안을 최씨에게 보고해 박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내용이 나온다. 김 전 대표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은 “K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도 빨리 하자고 한다”며 다음 계획을 의논하기도 한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7월10일 대화에서는 고씨가 “조만간 하나 터지고 그러다 보면 책임은 대통령이 지지 않는다. 대통령은 소장(최순실)을 지키기 위해 정책수석(안종범)을 날리는 거로 끝낼 거야. 내 그림은 그래”라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기도 한다.

검찰은 “최씨가 (대화자로) 들어가 있지 않지만 고씨 등이 이렇게 대화한 이유는 (뒤에) 최씨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최씨에 빌붙어 이권 등을 모으려 한 뜻도 있는데 그런 연장선에서 최씨의 지위와 영향력, 최씨의 지시를 따르는 사실 등이 명확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씨 측은 자체 편집한 파일 6개(1개 추가)를 재생하며 고씨가 관세청 등 인사에 개입하고 재단 장악을 시도하는 등 고씨 등이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하면서 판을 키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