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간부 빈소 찾아 고개숙인 김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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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권력서열 100위밖 조문 이례적… 신년사 이어 인간적 면모 과시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인 강기섭 민용항공총국장의 빈소를 찾아 허리를 깊이 숙여 조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북한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인 강기섭 민용항공총국장의 빈소를 찾아 허리를 깊이 숙여 조의를 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북한 노동신문
 김정은이 하급 간부의 장례식장에서 머리를 깊숙이 숙여 조문하는 모습을 북한이 23일 공개했다. 신년사에서 자기반성을 하며 고개를 숙였던 김정은이 새해 들어 독재자의 이미지를 벗고 ‘인간적인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만드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인 강기섭 민용항공총국 총국장의 빈소를 찾아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노동신문에 보도된 사진에는 김정은이 북한군 고위 간부들과 함께 고인의 시신 앞에 깊이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장면과 고인의 얼굴을 만져보며 슬퍼하는 모습이 담겼다.


강 총국장은 고려항공 등 민간항공 부문을 관장하는 기관의 수장이긴 하지만 북한 권력 서열을 따져봤을 때 100인에 끼지 못한다.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후보위원보다 높은 위원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 군부 내각까지 모두 따지면 강 총국장보다 높은 인물은 수백 명에 이른다.

 북한 지도자가 서열이 그리 높지 않은 중앙위원회 후보위원급 인물의 장례식에까지 참석해 머리 숙여 조문하고 애통해하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던 일이다. 이 때문에 이번 조문은 두 사람이 특별한 관계이거나, 아니면 ‘부하를 진심으로 아끼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새해부터 김정은은 아이들 책가방을 챙기고, 군인들을 부모의 심정에서 배려하는 언행을 이어가는 등 따뜻한 지도자 이미지를 대중에게 연출하고 있다. 김정은이 인민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것은 민생을 실제로 챙긴다기보다는 민심 이반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정은#빈소#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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