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나라 찢어지고 경제 활력잃고… 총체적 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3일 03시 00분


[빨라진 대선시계]반기문, A4 5장 분량 15분 연설
“지도자 실패가 민생 파탄 몰고가… 광장서 표출된 여망 잊으면 안돼… 위안부 궁극적 합의는 恨 풀어줘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시대정신으로 제시한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는 데 자신이 적임자임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단상에 선 반 전 총장은 직접 준비해온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약 15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이도운 캠프 대변인이 옆에 서서 깨알 같은 메모가 적힌 원고를 한 장 한 장 넘겨줬지만 반 전 총장은 원고를 거의 보지 않고 연설을 이어갔다. “국민을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는 대목에서 지지자들이 ‘반기문’을 연호하자 상기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먼저 10년 만에 돌아온 한국의 현실에 대해 “나라는 갈가리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다. 젊은이의 꿈은 꺾이고 폐습과 불의는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총체적 난관”이라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어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의 참화를 통해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도 손수 보고 느꼈다”는 등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한 경험을 거듭 언급하며 ‘준비된 지도자’ 면모를 내세우려 했다.

 현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는 “유엔 사무총장도 정치인”이라며 “정당에 가입한 일은 없지만 전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 정치를 논의했다”고 방어했다.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이끈 ‘촛불민심’에 대해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서울역으로 이동하면서도 “(촛불집회에) 100만 명이 모였는데 경찰과 불상사가 없었던 것은 성숙된 민주주의의 표현”이라며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간 오랜 현안이 됐던 문제에 합의가 이뤄진 것을 환영한 것”이라며 “궁극적인 완벽한 합의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합의 타결 직후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야권이 문제 삼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재협상이 필요한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홍수영 gaea@donga.com / 인천=송찬욱 기자
#반기문#연설#귀국#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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