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난 검증 끝나… 반기문 보다 낫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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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반기문 귀국 전날 충청 찾아 견제
“반기문-여권 연대는 현정권의 연장”… 1월중 집권구상 담은 책 내기로
박원순-김부겸 “야권 공동 경선을” 박원순 경선룰 논의 보이콧… 문재인에 공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충청 지역을 찾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하루 앞두고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청에서 ‘반기문 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의 위안부 피해자 묘소를 찾는 것으로 충청 행보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 속에서 이뤄진 위안부 합의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재래시장을 방문한 뒤 충북 청주로 옮겨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분들과 제3지대를 만들어 정치한다면 그것은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며 “검증이 끝났고 가장 잘 준비된 후보라는 것이 내가 반 전 총장보다 나은 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문 전 대표는 설 연휴 전 전문가들과의 대담을 담은 ‘대한민국이 묻는다’(가제)를 출간할 예정이다. 2012년 대선 전 회고록 성격의 ‘운명’을 냈던 문 전 대표는 이번에는 시대정신, 국가 대개조의 방향 등의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설 연휴 뒤에는 전국을 돌며 ‘북 콘서트’를 할 계획이다. 귀국 이후 부산과 광주 등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반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담겨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선봉에 나선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이날 광주를 찾아 “참여정부의 대북송금 특검은 호남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며 “문 전 대표도 호남 분열과 당의 패권적 운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 때 김대중 정부를 대상으로 수사한 대북송금 특검은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문 전 대표가 가장 예민하게 여기는 사안이다.

 박 시장은 이날 시작된 당 대선후보 경선 규칙 논의도 보이콧했다. 당 경선 규칙을 만드는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의원)는 이날 각 대선주자 대리인 면담을 가졌지만 박 시장 측은 야당 공동 경선을 주장하며 불참했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도 안 된 상황에서 우리 당만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부겸 의원도 이날 야 3당의 공동 대선후보 선출을 제안하며 지도부의 규칙 논의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각 당에서 후보를 뽑으면 나중에 또 단일화 논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부 주자가 반발하면서 경선 룰 논의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됐다. 문 전 대표 측은 “룰은 백지위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모바일 투표, 당원 투표 반영 비율, 결선투표제 등을 놓고 주자 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의 개헌 저지 보고서 대응에 대한 비문 진영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룰에 대해서도 적잖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성진 기자
#문재인#반기문#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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