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특파원의 정유라 추적기] 덴마크 정유라 집에 찾아온 묘령의 여인…정체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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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주 특파원
조동주 특파원
10일 오후 1시경 덴마크 올보르의 정유라 씨 집 앞에 하얀색 BMW 차량이 들어섰다. 한 한국인 여성이 내리더니 집 문을 두들겼다. 한 눈에 봐도 어려보이는 이 여성은 몸매가 드러나게 딱 붙는 점퍼를 입고 털모자로 얼굴을 꽁꽁 싸맨 상태였다. 평소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절대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이 여성이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정 씨 아들 보모로 추정되는 여성이 나왔다. 둘은 문을 사이에 두고 한국어로 대화를 이어갔다.

정 씨 바로 앞집에 사는 주민 비비 씨는 10일(현지 시간) 본보에 마지막으로 본 정 씨 일행의 모습을 이렇게 증언했다. 이후 집 안에 있던 보모와 정 씨 아기는 자취를 감췄다. 정 씨 일행이 집을 비우는 과정에서 목격된 '어리고 마른 한국 여성'은 그동안 정 씨 조력자로 알려진 20대 남성 2명이나 중년 여성인 보모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비비 씨는 "평소 기자들이 오면 그 집에선 절대 문을 안 열어주는데 이 여성이 오자 바로 안에서 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이 여성의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성이 타고 왔다는 하얀색 BMW는 최순실 씨 일가가 독일에서 자주 타고 다녔다고 교민들이 주장하는 차량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정 씨의 새로운 조력자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의 정유라 씨 집
덴마크 올보르의 정유라 씨 집
이 여성이 집을 찾아오기 5시간여 전인 오전 7시 30분~8시 사이에는 말이 들어갈 만큼 큰 검은색 동물운반용 트레일러가 집 앞에 섰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1시간여에 걸쳐 집에 있던 짐과 함께 평소 집에서 키우던 개와 고양이 여러 마리를 모두 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정 씨가 독일에서 타고 왔고 늘 집 앞에 주차돼있던 폭스바겐 밴도 누군가가 운전해 함께 떠났다.

일각에서는 이 여성이 구치소에 구금돼있는 정 씨 아니냐는 추정까지 나왔다. 이번 이사는 정 씨 일행이 매일같이 집을 찾는 취재진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고 있다며 덴마크 아동복지부서에 새 거처로 옮겨달라고 요구해 이뤄진 만큼, 인도주의가 강한 덴마크 정부가 정 씨 일행이 집을 옮기는 과정에서 혼란스러워 할 수 있는 아기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게 배려해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덴마크 검찰 관계자는 "정 씨는 계속 구치소에 구금돼있고, 밖에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구치소에 있는 정 씨는 호텔이 부럽지 않은 식생활을 하고 있다. 정 씨가 구금된 올보르 구치소에 따르면 식사는 아침에 빵과 치즈, 감귤잼, 시리얼 2종과 우유, 뜨거운 물과 티백이 제공된다. 점심은 매일 식단에 따라 달라지지만 반드시 따뜻한 음식으로 제공된다. 저녁에는 차가운 육류가 담긴 쟁반에 빵과 치즈, 우유, 과일, 뜨거운 물과 티백이 나온다. 식이요법이 필요하면 의사 진단서 첨부 하에 특별식을 요구할 수도 있다.
올보르=조동주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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