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朴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 “대통령, 의혹의 중심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5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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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55·사법연수원 24기)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주 검찰이 예정하고 있던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유 변호사의 기자회견 전문 및 일문일답.

▼기자회견문▼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입니다. 본 사안은 제기된 의혹이 매우 방대하며 수사 결과 및 내용이 국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현재 검찰 수사가 완결된 것이 아니라 한창 진행 중이고 매일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이므로 변호인으로서는 기본적인 의혹사항을 정리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저로서는 검찰이 이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해서 대통령 관련 의혹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검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으며 이런 변호인의 뜻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향후 검찰과 조사 일정 및 방법을 성실히 협의하겠으며 그 결과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사 일정이 조정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다음과 같이 변호인의 입장을 밝혀드립니다.

먼저 검찰 조사 문제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헌법상 모든 국민은 공정한 수사·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즉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는 대통령에게도 당연히 존중돼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벌하기 위해 검찰 수사와 필요하면 특검에까지 적극 협조하겠다고, 필요하면 조사까지 받겠다는 의지를 누차에 걸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대통령께서는 비서실과 경호실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하셨고, 이에 따라 청와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던 다수의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청와대에 대한 이틀간의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진행됐습니다.

조사 시기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검찰의 수사 상황을 보면 가장 먼저 구속된 최순실에 대한 수사만 거의 완료돼 이번 주말 기소를 앞두고 있을 뿐, 대통령과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차은택 등은 현재 구속이 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대통령 관련 여부가 문제 되고 있는 조원동 전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어제 조 전 수석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된 상태이며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들에 대한 수사도 어제 소환조사가 진행됐을 뿐입니다.

조사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재직 중 내란·외환죄 이외에 소추를 받지 않도록 불소추 특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임기 중 수사, 재판을 받으면 국정이 마비되고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이 우려되기 때문에 국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상의 보호장치인 것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외환죄가 아닌 한 수사가 부적절하고 본인의 동의 하에 조사하게 되더라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서면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 회수를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번번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의혹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정 수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모든 의혹을 충분히 조사해서 사실관계를 대부분 확정한 뒤에 대통령을 조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여야 합의로 특검법이 합의됐고 특검에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한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검찰과 조사에 대해서 좀 더 숙고하고 깊이 있는 협의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심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 올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개인적 부덕의 소치로 주변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엄청난 국정혼란을 초래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과 분노에 대해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시고 모든 비난과 질책을 묵묵히 받아들여 왔습니다.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가슴 아파하고 계십니다. 온갖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고 매도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을 올리겠습니다.
제가 어제 변호인으로 선임돼 지금까지 사건 파악을 하는 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추후 다른 자리를 빌려서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언론인 여러분과 기자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간곡한 부탁의 말씀입니다.
최순실씨 사건으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거나 실망한 것에 대해서 변호인인 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변호인으로서 변론 준비에 치중해야 하므로 다소간 언론인 여러분과 소통이 힘들 때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미리 이 자리를 빌려서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일문일답▼

―언제 어떻게 조사를 받겠다는 건가 내일 조사는 어렵나?
"제가 변호인으로 어제 선임됐다. 제기된 의혹이 엄청나지 않나. 언론 스크랩 내용을 보는 것만으로도 일주일이 걸려 (내일 조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검찰에 수사 협조 하겠다고 변호인이 앞서 말했지만 수사 일정은 내일이다. 결과적으로 협조를 안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렇지 않다. 대통령의 신분은 참고인이다. 검찰에서 일반 수사 관행에 비춰볼 때도 참고인 소환할 때 서로 일정을 조절한다. 하물며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 일정에 대한 고려 없이 검찰이 일방적으로 통보해서 맞춰달라는 것은. 만약 일정 되고 변론 준비가 되면 당연 응할 수밖에 없지만 물리적으로 제가 어제 변호인 선임됐다. 제가 그렇게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이 사건 파악하고 법리 검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제가 변호인으로서 변론 준비가 충분히 되어야 조사에 응해서 실체적 진실 발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음주에는 조사를 받을 의향이 있나?
"즉답은 어렵다."

―최소한의 준비 기일을 얼마로 예상하나?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 기록 검토를 좀 해봐야겠다."

―최대한 빨리 하겠다는 입장인가 아니면 마지막에 오겠다는 건가?
"제 의견을 말씀 드렸다.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최소한에 그쳐야한다. 관련된 의혹제기에 대한 수사를 충분히 해야 한다. 수사팀 많으니 수사를 빨리 진행하고 그 다음에 소환에 응하는 게 맞다고 본다."

―자료 검토 시간이 아니라 이 수사 마지막에 불러 달라는 건가?
"그렇지 않다. 사건 변론 준비에 필요한 것이 끝나고 충분히 되면 그 전에도 응할 수 있지만 지금은 가타부타 말씀 어렵다."

―대통령 입장도 반영한 것인가?
"변호인 의견이다."

―검찰과 특검의 조사 중 하나만 받겠다는 의미인가?
"그렇진 않다. 둘 다 받을 수 있다. 꼭 하나만 받겠다고 말한 적 없고 입장 정리 아직 안 끝났다."

―검찰 수사는 물론 특검 수사도 받겠다고 대통령이 말했지 않나?
"필요하다면 특검도 수사를 받겠다고 말씀한 바 있다."

―대통령도 사생활 보호돼야 한다는 말은 왜 한건가? 이 사건과 사생활이 어떤 관계가 있나.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보호해달라는 말씀."

―이 사건과 사생활이 무슨 상관이 있어서 그 말씀을 하신건가
"이 자리에서 꼭 답변을 해야 한다면 하겠지만 추후에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한꺼번에 기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럼 이번 주 안에 조사를 받아야 하지 않나.
"그러한 검찰의 방침은 지금 처음 들었다. 답변 어렵다."

―청와대가 시간 끈다는 지적이 있다.
"변호인으로서 그 말씀에 동의하기 어렵다."

―입장문에서 대통령이 본인과 관련된 많은 의혹 때문에 매도되어서 안타깝다고 한 이유는?
"즉답 요하는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 파악해서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

―서면 조사 방식을 주장하는 건가?
"원칙적으로 서면이지만 대면조사 불가피하면 거부하지 않겠다는 것이 변호인의 생각이다."

―기금모금은 선의였다는 취지고 나머지는 부인 하는 것인지?
"말씀드린 것 외에는 답변할 수 없다."

―변호인단 추가 선임하나?
"제가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면담 했나?
"확인해드릴 수 없다."

―대통령과 언제 면담했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고만."

―오늘 했나 어제했나?
"의뢰인과 변호인의 관계상 말씀드리기 어렵다."

―대통령도 내일 조사에 부정적인가?
"변호인의 의견이다. 검토 시간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서면 조사 선호한다고 생각하면 되나.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적 없다.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린 것이다."

―변호인으로서 언제쯤 대면 조사에 언제쯤 응할 생각인가
"아까 말씀드렸다."

―검찰이 언제 출석 요구했나?
"정확하게 확인 못했다."

―그 기간에 따라 출석 요구 받고서 얼마나 시간이 있었는지 드러난다.
"확인해서 답변 드리겠다."

―모든 게 대통령과 상의 없이 변호인 의견대로 가고 있는 건가?
"저는 변호인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것밖에 없다."

―상의가 전혀 없었나?
"의뢰인의 입장이 어떻더라도 변호인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갈 수 밖에 없다."

―최재경 민정수석과도 의견 교환 했나?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

―아직 없었나?
"확인 어렵다."

―변호인 생각이라고 하는데 대통령과 충분히 얘기 했나.
"시간적으로 말씀 들을 기회가 있었다고만 말씀드리겠다. 통상적으로 일반 변호사들이 사건할 때 계속해서 만남을 갖는다."

―검찰 제기된 의혹 전반 들여다본다고 했는데 언론도 계속 의혹 제기할 것. 그렇게 되면 제기된 의혹 다 들여다보고 대면 조사 시점을 정한다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 제기된 의혹 확인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기준은 어떻게 설정하나?
"기존에 나와 있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면 수사 종결 시점이 다가올 거다."

―검찰의 판단은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한 것 아닌가?
"변호인으로서 응할 수 없다."

―이재만 안봉근 조사 시점이 얼마 안 되어서 적절치 않다고 했는데 방어권 행사에 지장 있나?
"그런 뜻이 아니다. 검찰의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어느 정도 사실 관계가 다 정리된 시점에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안봉근이나 다른 이들에 대한 혐의가 대통령과 연관된다는 전제 하에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말씀드린 적 없다."

―특검 수사로 넘어가기 전에 검찰 수사 단계에서 조사 받을 의향이 있나?
"같은 대답을 드리겠다. 필요하면 검찰 수사뿐 아니라 특검 수사도 받겠다고 국민들에게 말씀드렸다."

―의혹 규명돼야 조사 받겠다는 건 몇 개월 뒤에 받겠다는 얘기 아닌가?
"사실 관계가 어느 정도 검찰이 하는 수사 단계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시점에 대통령 조사를 하자는 것."

―관련자 기소 이후에 조사 받겠다는 건가?
"그렇게 말한 적 없다."

―검찰은 수사 다 되서 부르는 건데 변호인이 조사 못 받겠다는 건 변호사 입장인지?
"검찰이 하는 수사 내일 다 클로징되나?"

―사실 관계 확인하는 데 있어서 대통령 조사 필요하다는 게 검찰 입장인데?
"충분히 말씀 드렸다. 어제 선임이 되어서 언론에 제기된 정도로 파악을 했다. 그런 상태에서 일일이 답변 드리는 것 적절치 않고. 다음에 기회를 잡아 충분히 말씀드리겠다. 같은 답변밖에 못 드린다. 함부로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

―대통령이 의혹에 중심에 있는데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조사 받는 게 맞다고 보나?
"저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는 데 동의를 못하겠다. 변호인으로서 아직 사실관계가 파악이 안됐다."

―뉴스도 안 봤나
"기사 봤지만 기자님 질문하고 제 판단이 다르다."

―도심 촛불집회가…
"여기서 마치겠다."

―여론이 부담스럽지 않나? 시간 끌기로 다들 기사 쓸 것이다.
"변호인으로서."

―변호인이 준비가 안 되서 막고 있는 건가? 하루 이틀 달라는 것도 아니고.
"하루 이틀 정리될 일이라고 보나."

―조사 받겠다는 날짜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그럼 변호인 판단에 따라 수사가 마무리되나?
"제가 이 사건 결정하는 입장에 있는 것도 아니고. 관련 자료 등 모두 검토하겠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과 원만히 협의해서 결과 내도록 하겠다. 시간 끌기는 아니다."

―박 대통령 의견은?
"개인의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사전 교류 안 된 상태에서 말하는 건가?
"제 의견이다."

―사전 조율 없었나?
"조율의 의미를 모르겠다. 아까 말씀드렸듯 대통령 말씀 들을 기회는 있었다. 오늘 드리는 말씀은 저의 생각이다."

―변호인이 변론을 다 할 수 있는 시점이 됐을 때 조사가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인가?
"그건 제가 바라는 것. 때에 따라서는 변론 준비가 미흡하더라도 조사 진행될 수 있다. 당연히 변호인 입장으로서는 준비 다 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싶다."

―대통령도 동의하는 건가?
"질문 그만 받겠다. 죄송하다."

―선임 연락 왔을 때 흔쾌히 수락했나?
"고민할 이유가 없지 않나."

―특별히 연이 있나?
"2004년 정치판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였으니까. 변호인 아닌 다른 입장에서 만나면 여러 개인적 소회 있겠지만, 지금은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릴 수밖에 없으니 이해해달라."

김민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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