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美 유엔대사 “北은 아이보다 무기 키우는 정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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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북한 黨창건일… 도발 비상]방한 서맨사 파워 美 유엔대사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오른쪽)가 9일 경기 안성시 하나원을 방문해 탈북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과 유엔은 북에 남아 있는 여러분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원 제공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오른쪽)가 9일 경기 안성시 하나원을 방문해 탈북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과 유엔은 북에 남아 있는 여러분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원 제공
 “이(북한) 정부는 자국 아이를 키우기보다 무기를 키우는 정부다.”

 한국을 방문한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9일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대량살상무기(WMD)로 위협하는 것과 자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인권을) 유린하는 것은 별개 사안처럼 보이지만 국제적 기준에 대한 경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며 북한을 비난했다. 파워 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동1가 주한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북한 인권 상황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파워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과 함께 다른 회원국을 상대로 한 외교적 압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뒤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쓰이는 물질과 현찰을 구하기 어렵게 만들기 위해 미국은 모든 도구(tools)를 사용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워 대사는 안보리의 북한 압박, 북한을 고립시키도록 각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압박, 미군이 제공하는 군사적 억지력 등을 이런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반도와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한국만큼 북한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흔들림이 없고 철벽(ironclad)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 수해 지원 필요성과 관련해 파워 대사는 “대북 원조는 공여된 물품이 실제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에게 잘 전달된다는 확신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파워 대사는 이날 경기 안성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를 방문해 종교행사를 참관한 뒤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으며, 이런 어둠에 빛을 비추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가운데)가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일)을 하루 앞둔 9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방문해 주한미군 관계자로부터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다소 굳은 표정의 파워 대사가 판문점에서 남쪽 방향을 바라보는 가운데 북한군 병사(왼쪽 뒤)가 일행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파워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의지가 있다”며 외교적 압박 등도 이런 도구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가운데)가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일)을 하루 앞둔 9일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방문해 주한미군 관계자로부터 현황 설명을 듣고 있다. 다소 굳은 표정의 파워 대사가 판문점에서 남쪽 방향을 바라보는 가운데 북한군 병사(왼쪽 뒤)가 일행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파워 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모든 도구를 사용할 의지가 있다”며 외교적 압박 등도 이런 도구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한미 장병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군사분계선을 직접 둘러본 그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개방과 고립 사이의 큰 대조를 목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파워 대사는 기자들에게 “북한 정권의 통치하에서 고통받아 온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왔다. 그들의 얘기를 듣길 원하고 그런 경험을 갖고 뉴욕으로 돌아가 결의안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입국 소감을 말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9월 9일) 이후 답보 상태인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논의에 인권 요소를 가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북제재 협상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안보리 이사국이 지지하는 안이 돼야 해 기술적 협의와 더불어 고위 정치인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를 예방한 파워 대사는 10일에는 탈북자 대안학교인 ‘다음학교’를 방문한 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각각 면담할 예정이다.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4일간의 일정으로 10일 방한해 미국의 대북 인권 압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파워 대사는 8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와 조직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예외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며 대북제재 예외 대상을 좁혀 빠져나갈 구멍을 차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제재 결의 채택에 대해선 “내용을 희생하면서까지 서둘 생각은 없다”고 밝혀 철저하게 북한을 압박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임을 시사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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