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북핵, 남북 의지의 대결”… 초당적 대북압박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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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3당대표 회동]‘북핵 대응’ 의견차 드러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홍용표 통일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박 대통령,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홍용표 통일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박 대통령,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사흘 만인 12일 긴급히 마련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회동은 북핵 문제에 대한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다. ‘안보 문제의 정치화’를 놓고 박 대통령과 야당 간에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대북 압박정책과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 정권이 얼마나 무모하고 핵에 광적으로 집착하는지를 다시 한 번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해 모든 군사적 능력과 우리 군의 대북 응징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분명히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 끝까지 핵능력을 최대한 고도화해서 쓰겠다’는 길을 택했다”며 “그러면 한국이 북한의 핵을 용인할 수 있겠느냐. 그건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사회와 힘을 합해서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도록 최대한 힘을 쏟아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굉장히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며 “북한의 반발에 대비해 우리가 국민의 안위를 보호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인데 그래서 필요한 게 사드”라고 설명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그렇게(사드 배치) 안 하고서 국민을 보호할 방법이나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얘기했는데 제시도 안 했다”며 “국민을 안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킨다면 국가나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국민의당은 사드에 찬(贊)이냐, 반(反)이냐”고 물었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반이다”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자 추 대표는 “아직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박 위원장은 “사드 문제는 반드시 국회에서 공론화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한 것으로 (국회) 비준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했는데 사드 배치 얘기가 없던 때 (북한이) 1, 2, 3차 핵실험은 왜 했느냐”며 “북한은 9·19공동성명과 제네바 합의 때에도 핵능력 고도화를 멈추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추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가 오히려 화를 자꾸 초래하는 것”이라고 말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추 대표는 “군사적으로 사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는 백해무익한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도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야 민생도 구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맞섰다.

회의가 끝날 무렵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북한 김정은도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사드 문제에 대한 합의를 제안했지만 두 야당은 “억지로 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박 대통령과 야당은 대북 인식에서도 근본적인 차이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의지의 대결”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겠다는 의지, 북한의 핵개발 의지가 충돌하는 것이고 여기서 우리가 기필코 이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박 위원장은 “북한 핵실험이 노무현 정부에서 1회, 이명박 정부에서 1회, 현 정부에서는 3회로 안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도 무용지물이고 경제 제재 및 사드 군사 해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이 오히려 안보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박 위원장은 쌀값 하락 문제를 언급하면서 “쌀 등의 대북 지원이 절실하다”고 박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이 제안한 ‘여야정 안보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안보에 관한 것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정되는 사안이고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며 거부했다.

또 추 대표는 “안보 상황을 국내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박 대통령에게 말했다. 박 위원장도 “자꾸 야당을 불순 세력, 국론분열 세력, 안보 무책임 세력으로 규정하면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것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느냐. 미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 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도 안보를 이용하는 것이냐”며 “이 심각한 상황을 안보를 이용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 기자
#박근혜#3당대표#북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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