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6월말 황교안 총리 訪中때 사드 보복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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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더민주 의원들 中서 기자간담회
“中교수들, 사전 경고 했다고 강조… 北-中 혈맹관계 복귀 시사도”
中과 ‘사드’ 뺀 석줄짜리 발표문 내놔

중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9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원탁토론회에 참석해 중국 전문가들과 사드 문제를 
논의했다. 오른쪽부터 신동근 손혜원 박정 소병훈 김병욱 김영호 의원, 이재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이 9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원탁토론회에 참석해 중국 전문가들과 사드 문제를 논의했다. 오른쪽부터 신동근 손혜원 박정 소병훈 김병욱 김영호 의원, 이재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월 29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황교안 국무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때는 보복성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사드 배치 결정이 확정되기 9일 전이었다. 중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9일 베이징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베이징대 교수들이 8일 좌담회에서 ‘시 주석이 황 총리를 만났을 때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한국에 취할 조치에 대해 분명히 경고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중 첫날인 어제보다 중국 측이 훨씬 강경한 주장을 폈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황 총리에게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계획을 신중하고 적절하게 다뤄줄 것을 촉구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황 총리는 그동안 시 주석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양국 회담을 통해 논의한 것을 말씀드리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중국을 방문한 더민주당 의원 6명은 이틀째인 이날 중국 싱크탱크 ‘판구즈쿠(盤古智庫)’ 연구소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비공개 좌담회에 참석해 이펑(易鵬) 판구연구소 이사장, 왕둥(王棟) 베이징대 부교수 등 중국 전문가들과 사드 문제를 논의했다.

김영호 의원은 “중국 측은 ‘한국의 정서를 이해하지만 사드는 중국의 안보와도 직결돼 있고, 그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고 일관된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신동근 의원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최악의 상황은 중국이 북한과 다시 혈맹관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중국 측이 말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좌담회가 끝난 뒤 석 줄짜리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무슨 일을 할지를 논의했다’는 등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사드는 언급되지 않았다. 당초 중국 측은 발표문에 사드 반대 입장을 넣자고 주장했으나 더민주당 의원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담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는 관영 언론인 신화통신 환추(環球)시보 차이나데일리 등의 중국 기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기자들에게 “왜 스스로를 위협하는 사드를 배치하려고 하느냐”는 등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한국인이 모여 사는 차오양(朝陽) 구 왕징(望京)에서 교민 1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현지 교민들의 외면으로 의원들과 친분이 있는 교민들 위주로만 참석했다. 중국 생활 20년째라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한국과 베트남에 희토류 제품을 수출하는데 수출 통관 수속이 늦어지고 있다”며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 금지 같은 조치가 나올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녁에는 중국 공산당 혁명건설촉진회 리훙린 부장 주재 만찬에 참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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