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맛집” 대신 “아이와 갈 식당”… AI가 맛집 찾기 공식 바꾼다

  • 동아일보

[푸드 NOW]
일상 언어로 맛집 찾는 소비자들… 키워드 검색보다 ‘제로 클릭’ 활용
AI가 수집할 구체적 데이터 필요… SNS에 올릴 특별한 경험 있어야

롯데호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밸런타인데이 스페셜 메뉴(왼쪽 사진)나 조선팰리스 이타닉가든의 메뉴(오른쪽 사진)처럼 음식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싶은 곳이나 AI가 찾아내기 쉬운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맛집 추천 시 유리해지고 있다. 각 사 제공
롯데호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밸런타인데이 스페셜 메뉴(왼쪽 사진)나 조선팰리스 이타닉가든의 메뉴(오른쪽 사진)처럼 음식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싶은 곳이나 AI가 찾아내기 쉬운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맛집 추천 시 유리해지고 있다. 각 사 제공
그동안 인터넷에서 맛집을 찾기 위해서는 ‘키워드 검색’을 써왔다. “강남역 맛집” “성수동 데이트 맛집” 등을 검색창에 넣은 뒤 카페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직접 뒤져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는 키워드를 고민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몇 달 전부터 해시태그를 5개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 대신 소비자는 “주말에 7세 아이와 갈 서울 근교 식당”, “잠실에서 차로 30분 안에 갈 수 있는 고즈넉한 한식당”처럼 일상 언어로 조건을 이야기한다. 그러면 인공지능(AI)이 위치·예산·동행·리뷰 데이터까지 모두 읽고 상위 몇 곳만 추려 제시한다. 검색 여정이 여러 번 클릭하는 방식에서 한 번으로 끝나는 ‘제로 클릭’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맛집을 찾는 과정이 검색에서 발견으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건 클릭 수가 아니라 AI의 신뢰다. 이미 구글, 네이버, 다음, 캐치테이블 같은 검색 엔진과 애플리케이션도 AI 브리핑을 가장 상위에 노출한다. AI가 좋아하는 정보, AI가 인용할 만한 정확하고 근거가 있는 콘텐츠가 데이터로 쓰여야 노출이 된다는 의미다. 감성적인 수필형 후기보다, 실제 이용자 리뷰와 사진, 전문가·권위 기관의 추천, 가격·운영 시간·알레르기 정보 같은 수치, 환불·보증·위생 인증 같은 제도가 함께 적힌 정보가 훨씬 자주 인용된다.

외식업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홍대 맛집 1위” 같은 과장 문구보다 메뉴별 사진·가격·재료, 테이블 간격과 좌석 유형, 예약·대기 시간, 셰프의 철학과 콘셉트를 간결하게 정리한 정보가 AI 시대에는 훨씬 유리하다. 이런 콘텐츠는 사용자의 목적과 상황에 맞춰 식당을 추천할 때 근거로 활용되기 좋기 때문이다.

셰프의 일터에도 AI는 깊숙이 들어와 있다. 레시피 조합을 추천하고, 어떤 메뉴가 언제 잘 팔리는지 예측하며, 재고와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은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셰프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AI 덕분에 패스트푸드 주방 자동화, 프랜차이즈 레시피 표준화 등은 빨라지고 있지만, 셰프의 개성과 미각이 전면에 드러나는 파인다이닝, 오마카세, 셰프 테이블은 오히려 차별성이 커진다. 특히 오너 셰프는 자신의 브랜드 스토리와 맞는 방향을 고르고 다듬는 기획자이자 맛·공간·음악·서비스를 아우르는 경험 큐레이터, 데이터를 해석해 메뉴와 오퍼레이션을 조정하는 리더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유명 셰프들 대부분 센스가 좋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만능 엔터테이너 같은 기질이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는 사람의 경험을 더 중요하게 만든다. AI는 직접 식당에 가서 먹어볼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우리들의 후기를 학습한다. “맛있어요” 한 줄보다 “간이 강해서 술안주로 좋지만, 점심 식사로는 다소 짤 수 있다”, “룸이 있지만 방음은 완벽하지 않다” 같은 구체적 문장이 추천 기준이 된다. 가족·혼밥·데이트·회식 등 다양한 상황의 후기가 쌓일수록, AI는 더 정교하게 “누구에게 어떤 자리를 권할지” 판단한다. 반대로 거짓 리뷰와 과장 광고는 패턴 차이로 드러나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셰프나 외식업장은 이제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첫째, 메뉴·가격·운영 시간·좌석 구조·주차·알레르기 정보·환불·예약 규정 등 핵심 정보를 구조화해 온라인에 일관되게 노출해야 한다. 둘째, 소비자에게 리뷰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기록하고 싶은 이야깃거리를 주는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사진 찍고 싶어지는 플레이팅, 기억에 남는 한마디, 다시 설명하고 싶은 스토리가 곧 데이터 경쟁력이 된다.

소비자 역시 AI의 추천을 맹신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제로 클릭 환경일수록 최소한의 교차 검증, 지도 앱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실제 사진과 후기 몇 개를 더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해진다.

외식업 관계자라면 지금 운영 중인 웹사이트와 지도, SNS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맛집 설명서”라는 관점에서 다시 분석하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소비자라면 AI를 소비하는 사람이자 데이터를 공급하는 사람으로서 영수증 리뷰나 SNS에 남기는 한 줄의 기록에 대한 책임감을 더 가져주길 당부하고 싶다.

#맛집 검색#인공지능#제로 클릭#데이터 경쟁력#소비자 경험#리뷰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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