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특권 남용 논란, 막말 구태… 19대 닮아가는 20대 국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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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첫 임시국회 6일 종료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가 6일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 연구단체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기획’ 창립 기념 특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뒷줄 왼쪽), 박광온 의원(뒷줄 오른쪽)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게 인사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가 6일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 연구단체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기획’ 창립 기념 특강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뒷줄 왼쪽), 박광온 의원(뒷줄 오른쪽)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게 인사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가 6일 종료됐지만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은 19대 국회와 달라진 건 없었다.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로 특권 내려놓기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또다시 무능한 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등 떠밀린 특권 내려놓기 바람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국회에는 ‘특권 내려놓기’ 바람이 불었다. 그동안 관행으로 치부되던 친인척 보좌진 채용에 대한 국민 비판이 거세게 일면서 보좌진이 줄줄이 면직됐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대법원 양형위원인 MBC 간부가 성추행 전력이 있다는 허위 폭로를 했다가 면책특권을 남용한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질타가 쏟아지자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6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회사무처는 자체적으로 보좌진 채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대정부질문 회의론도 다시 제기됐다. 5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황교안 국무총리를 향해 “대통령이 영남 편중 인사를 했다”고 비판하자 여당 의원 사이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에 김 의원이 “총리의 부하 직원” “저질 국회의원”이라고 막말을 퍼부으면서 본회의가 중단됐다. 결국 이튿날인 6일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에 제소했다. 또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은 발언 시간 내내 대구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따져 묻는 등 국무위원들을 하루 종일 대기시켜 놓고 자신의 지역 현안에 대한 질문만 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대정부질문을 정부 정책의 잘못을 파고들고 지적하는 기회로 삼기보다 소위 ‘한번 뜨려고 한다’는 인상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영국처럼 질의 분야를 세분하고 의원 40∼50명이 정부 당국자에게 자유롭게 질의하도록 대정부질문 운영을 개선해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당을 들었다 놨다 한 초선 의원들

20대 국회 초선 의원은 전체의 44%(132명)에 이른다. 개원 한 달여 만에 패기 넘치는 활약으로 주목을 받은 의원도 있었다. 더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일성 친인척 서훈’ 문제를 지적해 국가보훈처의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과거 선배 의원의 구태를 재연하기도 했다.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천정배 공동대표의 사퇴를 불러왔다. 더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학교전담경찰관이 여고생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맺은 사건과 관련해 “잘생긴 경찰을 배치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언급해 물의를 빚었다. 이튿날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자신의 트위터에 “언론의 특권을 이용해 악의적 기사로 진실을 왜곡한다면 기레기”라고 책임을 돌려 진정한 반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정부질문이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고, 정쟁을 유발해 오히려 국회 불신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정부질문은 내각제적 요소가 많아 대통령제와 잘 맞지 않는다”며 “정기국회에 한해서만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든지, 아예 폐지하고 긴급 현안제도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 기자
#국회의원#면책#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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