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유시민 “朴대통령 개원 연설, 제왕의 담화문”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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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7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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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은퇴 후 전업 작가로 살고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이 박근혜 대통령의 20대 국회 개원 축하연설에 대해 “제왕의 담화문이지 대통령의 연설문이 아니다”고 혹평했다.

유 전 장관은 16일 밤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개원식에서 행한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이같이 평했다.

그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시켜주신 크라우드펀딩법과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관련법은 현재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덕담을 한 다음에 ‘앞으로 20대 국회에서는 이런 민생과 직결되는 법안들이 좀 더 일찍 통과되어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랬다”고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되짚었다.
이어 “이건 야단 친 거다. ‘국회가 빨리빨리 통과시켜야지, 니들이 늦게 통과시키는 바람에 효과도 덜 났고, 안 통과시킨 법도 많잖아’ 이런 의미”라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그 다음에 곧바로 한 ‘국민을 위한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말이 제일 잘못됐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어떻게 하는 게 국민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당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을 위한 일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말을 하면 ‘여야가 싸우는 모든 일은 국민을 위한 게 아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이 연설문은 ‘제왕의 담화문’이지 ‘대통령의 연설문’이 아니다”면서 “여야 위에 서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은 국민을 위해서 올바른 일이고 너희들이 그걸 똑바로 빨리빨리 해야 되는데 보니까 너희끼리 국민 위하지 않는 일로 싸우느라고 국민을 위한 일을 안 했잖니’라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은 연설문의 나머지에 대해서도 “해외순방부터 시작해서 북한 고립화 창조경제센터 등 맨날 하던 치적 자랑 그걸로 다 차있다”며 “여기에 무슨 (의미 있는) 내용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다섯 장 중 석장 반이 정부가 지금껏 잘해왔다는 내용이다. 나머지 3분의 1의 절반 정도는 덕담, 인사말이거나 ‘지금 위기니까 내 말 안 듣고 수술 안 하면 진짜 죽는다’는 내용”이라며 “이게 무슨 국정 최고 책임자의 국회 개헌 연설이냐”고 거듭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제가 국회의원이어서 거기에 앉아 있었으면 되게 열 받았을 것”이라고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접한 소감을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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