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 89%에 성과급… 기관장 퇴출은 ‘0’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경영평가 결과 지급 대상 2곳 늘어… 광물公 등 에너지공기업 6곳 ‘낙제’
공공개혁 미흡한데 무딘 칼날 논란

전체 116개 공공기관 중 103개(88.8%) 기관이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성과급을 받게 됐다. 여전히 많은 국민이 공공기관들의 천문학적인 빚을 걱정하고 방만 경영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생각함에도 단지 평가 점수가 올라갔다는 이유로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이게 됐다. 퇴출되는 기관장은 한 명도 없는 탓에 공공개혁의 칼날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5년도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의결했다. 에너지 공기업은 낙제점인 D, E등급을 받은 13개 기관 중 6개나 차지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평가등급이 상승했다.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 곳도 없었지만 성과급을 받는 C등급 이상 기관은 103개로 전년보다 2개 늘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그간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것이 생산성 향상이란 결실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경영평가가 공공기관들의 ‘스펙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기관들이 정부가 제시한 점수표에 따라 차근차근 점수를 채워 서류상의 평가 점수만 올라갔을 뿐이라는 얘기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공기업 대다수가 일을 잘했다고 하면 국민이 얼마나 체감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손영일 기자


#공기업#성과급#기관장#경영평가#기획재정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