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前 통일 “정찰총국 대좌 망명, 北체제 와해 조짐? 견강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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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12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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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망명’에 개입했을 것.”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영업중인 북한 류경식당에서 직원 13명이 집단탈출한데 대해 “그 사람들끼리 그렇게 (탈출하지) 못한다. 정보기관이 관여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집단탈출 한 배경에 대해선 “상당수가 (북한에서) 처벌받을 수 있는 일을 저질렀기 때문에 두려워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굉장히 자유분방하게 돌아가는 중국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쉽게 얘기해서 ‘자유화의 바람’이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런 것은 돌아가서 처벌 받을 수 있고 도중에도 불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탈북에 우리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흔들리고 있을 때 뭔가 ‘공작’이 들어가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정보는 없지만 정황으로 봐서 정부 당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신속하게 보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의 개입이 4·13총선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 전 장관은 “시간적으로 보면 선거와 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원래 (신변보호 등의 문제로) 1년 후에나 발표할까 말까다”라며 “공개도 기자들이 취재를 하면 확인해주는 정도인데, 이렇게 묶어서 발표를 하는 걸 보고 이건 누가 봐도 선거용이다. 절대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는 식으로 변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찰총국 출신 북한군 대좌의 탈북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북한 고위층 탈북이 가시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에 대해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 정 장관은 “식당 종업원은 고위층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그리고 북한군 대좌가 일반 군인으로 치면 별 2개 정도 된다는 식의 거한 얘기도 하는데, 우스운 얘기다. 대좌도 고위층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자꾸 탈북에다 북한 체제의 와해 조짐이라는 식으로 갖다 붙이는 것은 정말 확대 해석이고 견강부회”라고 일갈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제재 압박 강도가 높지 않냐. ‘그렇게 해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자꾸 그림을 그쪽으로 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통일부는 11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발표가 청와대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탈북 관련 비공개 관행을 깨고 이를 발표한 것이 선거를 앞두고 ‘북풍’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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