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홍문종 “유승민 당당하게 공천 달라고 말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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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23일 1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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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계속해서 미뤄 온 것에 대해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할 수 있는 초이스(선택권)를 줬다는 것은 특권”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23일 오전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초이스는 보통 일반 평당원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유승민 의원이 예비 후보로 등록한 대구 동구을에 대해서만 경선 지역 선정 여부조차 발표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왔다.
공관위는 유 의원 공천 여부를 최고위원회로 떠넘겼고, 최고위는 공관위가 먼저 결정하라며 무책임한 핑퐁게임을 했다. 공천하자니 그를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은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가 보이고, 배제하자니 민심의 역풍이 두려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본인이 현 지도부라면 어떻게 이끌었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같은 당원 입장에서도 찬성하는 분들도 있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고 또 정치적으로 현실적인 고려를 전혀 안 할 수가 없으니까 상당히 곤혹스럽고 결정하기가 어렵고 그런 거 아닌가 싶다”며 “그런 곤혹스러운 결정을 내릴 때 본인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들어주는 경우는 당 대표급이나 아주 굉장히 중요한 리더에게 (한한다) 굉장히 큰 예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더라면 당당하게 ‘공천 못 받을 일 뭐했냐. 공천을 달라’고 얘기를 하던가, 아니면 ‘나는 당과 정체성이 다르니 나가는 게 낫겠다’ 이렇게 말을 하던가. 말씀도 안 하시고 연락도 안 되고 그냥 가만히 저러고 계시니까”라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도 인터뷰 말미에는 “유 의원의 무소속 출마는 당에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 의원은)당의 리더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그 분이 무소속으로 나가면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든지 간에 당으로써는 굉장히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데다가 대구에는 무소속으로 나가겠다는 분이 꽤 있어서 저희로서는 부담이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 공천 시한은 당이 결정을 미루는 사이 ‘마지노선’에 왔다. 경선은 이미 불가능해졌고 유 의원을 단수추천하는 일은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24일부터는 당적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23일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유 의원이 23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20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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