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불출마 가능성 시사 “야권연대 굴욕 아냐…대의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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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14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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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김한길 의원. 동아일보 DB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 동아일보 DB
야권 통합·선거 연대를 놓고 안철수 공동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국민의당 상임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김한길 의원은 14일 “사사로운 야망이 아니라, 대의에 따라야 한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면서 야권연대를 재차 호소했다.

야권연대를 위해 불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흔히들 김한길은 중도라고들 한다. 강성이 아니라고들 한다. 김한길을 무어라고 부르던지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김한길은 결과적으로 수구보수의 집권세력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못 한다”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이 처음에 기대했던 만큼의 국민 지지를 지금 획득하고 있다면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이야기가 아예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엄중하다”면서 “이 시점에서 우리당의 좌표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남권을 제외한다면, 야권연대가 없을 때 웃는 것은 새누리당 뿐”이라며 “그 결과로 여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국회는 식물국회로, 정치는 사실상 휴업상태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여당이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그야말로 국가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여당을 저지하기 위해 수도권의 야권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다당제는 연대를 전제로 한다. 연대는 굴욕이 아니다. 승리하기 위한 정당한 방식”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양당중심 정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하는 일,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새누리당의 일당독주를 막아내는 일, 두 가지가 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권연대를 위한 시간이 거의 다해 가지만 야당의 지도자들께서 결심한다면 아직은 가능하다”며 “수도권 야권연대로 집권세력의 압승을 저지하는 동시에 야권의 의석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다음은 김한길 페이스북 글 전문▼

총선승리를 위해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총선 30일 전입니다.
걱정이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패권정치와 양당중심 정치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하고자 했던 우리의 노력이 자칫 오히려 집권세력의 일당 독주를 허용하는 결과를 낳게 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 두려움의 실체입니다. 그럴 때 나라와 국민이 맞닥뜨려야 할 상황이 두려운 것입니다.

돌아 보면,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예상치 못했던 여러 악재들이 돌출하면서 애당초 우리가 구상했던 만큼의 성과를 다 거두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당이 처음에 기대했던 만큼의 국민 지지를 지금 획득하고 있다면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이야기가 아예 나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엄중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당의 좌표를 냉정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호남권을 제외한다면, 야권연대가 없을 때 웃는 것은 새누리당 뿐입니다. 그 결과로 여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한다면 국회는 식물국회로, 정치는 사실상 휴업상태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여당이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그야말로 국가적 재앙입니다.

그래서 저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의당과 야권이 여당을 저지하면서 상생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도권의 야권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당제는 연대를 전제로 합니다. 연대는 굴욕이 아닙니다. 연대는 승리하기 위한 정당한 방식입니다.

양당중심 정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하는 일,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새누리당의 일당독주를 막아내는 일, 두 가지가 다 중요합니다.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어느 한쪽만 추구하다가 여당의 독주를 뒷받침해줄 수는 없습니다.

야권연대를 위한 시간이 거의 다해 갑니다.
하지만 야당의 지도자들께서 결심한다면 아직은 가능합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연전연패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듯이, 저도 마지막 순간까지 야당의 지도부에게 호소드립니다. 수도권 야권연대로 집권세력의 압승을 저지하는 동시에 야권의 의석을 최대한 늘려야 합니다. 야권연대는 명분을 위해 실리를 양보하자는 주장이 아닙니다.

흔히들 김한길은 중도라고들 합니다. 김한길은 강성이 아니라고들 합니다. 김한길을 무어라고 부르던지, 분명한 것은, 이번 총선에서 김한길은 결과적으로 수구보수의 집권세력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사로운 야망이 아니라, 대의에 따라야 합니다.
국민과 역사가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겸허하게 성찰하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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