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면전서 직격탄 날린 김한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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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개헌선 저지 위해 광야서 죽어야”… 金, 야권통합 거부 방침 정면 비판
安 “한 분 말로 바뀌지 않는다” 쐐기

시선 피한 金-安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7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야권 통합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시선 피한 金-安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7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서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야권 통합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야권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거듭 ‘통합 불가’ 방침을 천명한 지 하루 만이다. 선거를 총괄하는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안 대표에게 반기를 들면서 당은 다시 요동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7일 선대위 회의에서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를 막기 위해 우리 당은 ‘광야에서 모두 죽어도 좋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며 독자 노선을 통한 3당 체제 정립 목표를 내세운 안 대표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하며 통합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만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되지 않겠냐”며 안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안 대표가 “무조건 통합으로 이기지 못한다”며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일 뿐”이라고 받아치면서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이후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 분의 말씀으로 (야권 통합 문제는) 그것이 바뀔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맞닥뜨릴 정말 무서운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며 안 대표를 거듭 겨냥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국민의당은 국민의당을 위해 있는 당이 아니다. 나라와 역사를 위해 존재하는 당”이라며 김 위원장을 거들었다.

아직 당내 여론은 통합 반대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은 더민주당의 2차 컷오프가 진행되는 만큼 친노(친노무현) 청산 의지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 들은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야당의 현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정치인이라면 통합에 반대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반색했다. 또 “(야권 통합은) 개인의 이기심에 사로잡혀 다룰 문제가 아니다”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김 대표를 ‘정복군 사령관’으로 부르며 “국민의당을 궤멸시키려는 공작정치의 과오를 밝히고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맞불을 놨다.

한편 더민주당에서 공천에 배제돼 탈당한 전정희 의원이 이날 입당해 국민의당 의원은 19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전 의원과 함께 공천 배제된 송호창 의원은 더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안철수#김한길#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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