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요청으로 김상민 수원갑→을 변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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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후보 전략적 재배치 신호탄?

새누리당 내에서 4·13총선 후보 재배치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우선추천지역 확대와 야당 ‘킬러’ 공천을 예고하면서 인물들의 전략적 재배치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물 재배치 카드를 꺼내 든 건 원유철 원내대표였다. 원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 비례대표 출신으로 경기 수원갑에서 뛰고 있던 김상민 의원(사진)에게 “이번에 증구(增區)하는 수원을에 출마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수원을은 야당 강세 지역으로, 김 의원은 수원갑에서 재선을 지낸 박종희 전 의원과의 정면 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바로 수원을로 다시 공천을 신청해 공관위의 면접을 치렀다. 원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소중한 자원들이 공천을 놓고 다툴 게 아니라 ‘윈윈’ 하자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며 “상황에 따라 후보 간 교통정리가 필요한 곳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신박(신박근혜)’인 원 원내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교감 속에 후보 재배치론을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무성 대표가 주장하는 상향식 공천 원칙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내부 경쟁이 벌어지는 구도를 정리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지도부 내에선 거물급 후보지만 부산에서 차출돼 서울로 올라오면서 상처를 입은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천관리위 내부에서도 “인물이 일부 지역에만 몰려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여성 우선 추천 지역을 늘리려 해도 해당 지역에서 뛰고 있는 여성 인물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들의 지역 재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상향식 공천 원칙이 깨질 경우 김 대표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은 “이미 그 지역에서 경선을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에게 후유증만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원유철#김상민#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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