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금고지기 “3000만원 포장 지시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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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3차 공판서 증인 진술
“2013년 상반기 똑똑히 기억”… 成회장 “쇼핑백 전달” 주장 뒷받침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장준현) 심리로 열린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3차 공판에는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한모 전 재무담당 부사장(50)이 증인으로 나왔다.

한 씨는 이날 공판에서 “2013년 상반기에 성 회장이 3000만 원을 포장해 달라고 지시해 급히 이용기 비서실 부장에게 건넸다”고 증언했다. 이는 2013년 4월 성 회장이 이 전 총리에게 현금 3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검찰 측 공소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전 부장이 “한 씨에게서 쇼핑백을 건네 받아 차에 실었다”고 한 진술과도 일치한다. 한 씨는 “보통 3000만 원 이상은 성 회장이 직접 지시해 쇼핑백에 포장했는데, 통상 1000만 원 이하의 애경사비(가 담긴) 편지봉투를 받아갔던 이 전 부장에게 쇼핑백을 준 건 매우 특수한 경우라서 똑똑히 기억한다”며 “쇼핑백(의 색깔)은 어두운 톤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 씨는 “2012년 총선 전에 성 회장의 지시를 받고 2번 정도 1억 원(씩)을 만들어 드린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한 씨가 진술한 ‘2억 원’이 당시 제3자를 통해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정치인 A 씨에게 총선 공천 로비 자금으로 건네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으나, 전달 경로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한 씨는 성 회장이 남긴 ‘리스트 메모’와 관련해 “1억 원은 만들어 드린 적이 있는데 3억 원이나 7억 원은 만든 적도, 지시가 내려온 적도 없다”면서 “진위는 모르지만 표 자체(리스트)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친박 핵심 정치인들의 이름 옆에 ‘7억, 3억, 2억’ 등이 적혀 있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성완종#금고지기#이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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