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서 1600억 특혜대출 받은 의혹… 檢, 리솜리조트-회장자택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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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측 인사 최원병 농협회장… 대출과정 영향력 행사 의혹

검찰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69)의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해 29일 유명 리조트 체인 리솜리조트를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대출 결정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 수사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신상수 리솜리조트 회장(58)의 회삿돈 횡령 혐의와 관련해 신 회장의 자택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솜리조트 본사 등 5곳에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대출 관련 문건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가족 등의 명의로 된 자회사들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단가를 부풀리고 허위 거래명세를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솜리조트는 충남 예산군 리솜스파캐슬 등 국내외 리조트 6곳과 조경업체 등 계열사 6, 7곳을 거느리고 있다.

검찰은 농협중앙회(2012년 부문 분리 이후 NH농협은행) 등이 재무 부실로 자본잠식 상태를 오간 리솜리조트에 2005년부터 최근까지 1649억 원을 대출한 배경에 최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농협중앙회 측이 2011년 7월 리솜리조트에 대한 추가 대출을 반대한 농협은행 여신심사단장 이모 씨를 한직으로 발령 낸 뒤 지난해 1월 해고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법원은 이달 17일 이 씨의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받아들이며 “이 씨가 리솜리조트에 대한 추가 대출을 부당 대출로 의심할 여지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이처럼 농협중앙회 경영진이 대출 담당 실무진의 반대를 무시하고 대출을 지시한 배경을 확인 중이다.

최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같은 경북 포항 동지상고 출신으로, 2011년 농협중앙회장을 연임할 당시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거론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수사 중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도 동지상고 출신이다. 검찰은 특혜 대출 과정에 전직 국회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신동진 기자
#mb#농협#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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