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69)의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해 29일 유명 리조트 체인 리솜리조트를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대출 결정 경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 수사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신상수 리솜리조트 회장(58)의 회삿돈 횡령 혐의와 관련해 신 회장의 자택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솜리조트 본사 등 5곳에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대출 관련 문건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가족 등의 명의로 된 자회사들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단가를 부풀리고 허위 거래명세를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솜리조트는 충남 예산군 리솜스파캐슬 등 국내외 리조트 6곳과 조경업체 등 계열사 6, 7곳을 거느리고 있다.
검찰은 농협중앙회(2012년 부문 분리 이후 NH농협은행) 등이 재무 부실로 자본잠식 상태를 오간 리솜리조트에 2005년부터 최근까지 1649억 원을 대출한 배경에 최 회장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농협중앙회 측이 2011년 7월 리솜리조트에 대한 추가 대출을 반대한 농협은행 여신심사단장 이모 씨를 한직으로 발령 낸 뒤 지난해 1월 해고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법원은 이달 17일 이 씨의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받아들이며 “이 씨가 리솜리조트에 대한 추가 대출을 부당 대출로 의심할 여지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이처럼 농협중앙회 경영진이 대출 담당 실무진의 반대를 무시하고 대출을 지시한 배경을 확인 중이다.
최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같은 경북 포항 동지상고 출신으로, 2011년 농협중앙회장을 연임할 당시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거론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수사 중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도 동지상고 출신이다. 검찰은 특혜 대출 과정에 전직 국회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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