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국민의 삶과 아무 상관없는 이해득실 싸움에 매달리는 것은 정치의 본령에 어긋나는 일이고 헌정사에도 오점을 남기는 일이 될 것”이라며 여야 정치권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67주년 제헌절을 맞아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 신경식 회장 등 임원진 22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우리 국회도 국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로 돌아와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헌정회 임원진을 만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와 정부는 국민이 맡겨준 소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우리 정치가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실천할 수 있도록 오랜 정치 경륜이 있는 여러분들께서 잘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국민 중심의 정치’를 거듭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 얘기다. 국회가 경제활성화 법안 등을 제때 처리해주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계기로 국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제헌절에 전직 국회의원들 앞에서 국회를 비판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나치게 국회와 대립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통합과 발전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박 대통령부터 국회를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날 박 대통령에게 야당 지도부를 만나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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